2026.06.11 (목)

  • 맑음동두천 22.6℃
  • 구름많음강릉 20.2℃
  • 맑음서울 23.2℃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7.5℃
  • 맑음울산 23.9℃
  • 맑음광주 24.4℃
  • 맑음부산 24.9℃
  • 맑음고창 23.0℃
  • 맑음제주 24.1℃
  • 구름많음강화 20.8℃
  • 맑음보은 24.9℃
  • 맑음금산 23.7℃
  • 맑음강진군 25.3℃
  • 맑음경주시 27.7℃
  • 맑음거제 22.4℃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막걸리에 섞인 과일향, '변질' 아닌 '변모'로 인식되기를

 

【 청년일보 】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라면과 김밥은 해외 대형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최근에는 디저트와 편의점 간편식까지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단순한 음식 소비를 넘어 한국 식문화 전반이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다만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한국의 대표 전통주인 막걸리는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관심은 이어지고 있지만, K-푸드 열풍과 비교하면 시장 확대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이에 막걸리업계는 젊은 소비층과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다변화와 브랜드 경험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순당은 플레이버 막걸리 '국순당 쌀바나나' 등을 해외 시장 전용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6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교민 시장 중심에서 벗어나 현지 편의점과 온라인 채널 등 로컬 유통망 확대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지평주조는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호텔인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과 함께 한국의 로컬 음주 문화를 소개하는 'K-ulture Day'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단순한 시음 행사를 넘어 한국의 술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서울장수는 콤부차를 활용한 발효주 '티젠 콤부차주 레몬'을 출시하는 등 제품군 확대에 나섰다. 이외에도 '달밤장수', '허니버터아몬드주', '얼그레이주' 등 다양한 플레이버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층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해외 소비자들이 전통 막걸리 특유의 향과 발효 풍미를 낯설게 느끼는 경우가 많은 만큼, 과일향 등을 더한 제품이 해외 시장 진입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제품 다변화 흐름이 현행 주세 체계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막걸리와 동동주 등이 포함되는 '탁주'는 현재 종량세 체계이나 약 5% 정도의 주세가 적용된다. 그러나 현행 주세 체계에서는 과일향이나 감미료 등 첨가물이 들어간 제품 상당수가 '기타주류'로 분류되며, 이 경우 출고가 기준 30%의 종가세가 적용된다.

 

기본 막걸리에는 낮은 세율이 적용되지만, 제품 차별화를 위해 새로운 원료와 향을 추가하는 순간 세금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구조다. 업계 입장에서는 제품 혁신을 시도할수록 오히려 세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실제 향료·색소가 첨가된 막걸리를 기타주류가 아닌 탁주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주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2024년도 세법개정안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통주 업계 등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이어졌고, 결국 해당 개정안은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류시장은 소비 감소 등으로 지난해보다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도 "반면 해외에서는 K-컬처 영향으로 한국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K-컬처 확산은 유례없는 기회인 만큼, 막걸리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라도 플레이버 제품을 기타주류가 아닌 탁주로 인정하는 방안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며 "지금 시기를 놓치면 더 이상의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K-라면이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제품 개발로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 것처럼, 막걸리 역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제품 다양화와 함께 제도 개선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 소비자 수요에 맞춘 제품 개발을 지원하면서도 전통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균형이 확보돼 막걸리가 K-전통주의 대표 주자로 경쟁력을 높이고, 저변을 확대해 나가길 기대해본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