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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함께하는 스타트업의 미래] ㉛ 양준철 온오프믹스 대표 "연결, 결핍, 효율, 그리고 사람"

소년 해커가 발견한 '믹스'의 가치…온라인의 효율로 오프라인의 한계를 허물다
1억원의 거품 걷어낸 '롱테일' 전략…소규모 행사·모임 시장서 독자적 입지 구축
하드웨어·AI 결합, CEMS로 완성한 공간 DX…"킨텍스부터 글로벌 컨퍼런스까지"
데이터가 예고하는 미래 사회와 리더…15년 창업가의 '회복탄력성과 현장 철학'

 

【 청년일보 】 "온라인으로 연결의 한계를 허물고, 오프라인으로 관계의 밀도를 완성하다."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직접적인 만남'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귀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온라인에서 모여 오프라인에서 완성되는 수만 가지의 모임과 행사, 그 거대한 흐름의 중심에 종합 이벤트 테크 플랫폼 '온오프믹스'가 주목받고 있다.

 

2010년 단돈 2천만원으로 시작해 현재 누적 회원 150만명, 연간 수조원 규모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기까지, 양준철 대표는 '이벤트 테크'라는 황무지를 개척해 왔다.

 

16세 무렵부터 창업에 뛰어든 '전술가'이자, 한 달 넘게 컴퓨터 환경 설정 파일(CONFIG.SYS, AUTOEXEC.BAT 등)을 직접 수정하며 독학한 '엔지니어'인 그는 이제 최첨단 기술로 사람의 온기를 전달하는 '사회 설계자'를 꿈꾼다.

 

단순히 티켓을 판매하는 플랫폼을 넘어, 오프라인의 모든 행위를 데이터로 자산화하고 AI 기술로 언어의 장벽을 낮추는 양준철 대표. 청년일보는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온오프믹스가 그려나가는 미래의 청사진과 그 이면에 숨겨진 창업가의 치열한 고민을 들어봤다.

 

 

◆ '믹스(Mix)'라는 숙명…결핍에서 싹튼 엔지니어의 통찰

 

양 대표의 경영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유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컴퓨터를 사주는 대신 직장에서 가져온 '모니터도 없는 컴퓨터(MSX-II)'를 건네주었다.

 

그는 "작동조차 하지 않는 기계를 고치기 위해 한 달 내내 책방을 전전하며 환경 설정 파일(CONFIG.SYS, AUTOEXEC.BAT 등)을 연구했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경험은 오늘날 온오프믹스가 추구하는 '문제 해결형 DNA'의 출발점이 됐다.

 

양 대표는 "제 세상은 처음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없었다"며 "초등학교 시절, 온라인 채팅방에서 만난 전국의 개발자 형들이 제 스승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리적 거리는 온라인에서 무너졌고, 그 연결은 결국 오프라인 정기 모임(정모)을 통해 결실을 맺었다"며 "제 인생 자체가 '온오프믹스'였던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배경은 그가 어린 시절부터 창업에 도전하게 된 동력이 됐다. 중학교 2학년 무렵 인생의 방향을 고민하던 그는 '사업가'라는 목표를 세웠고, 고교 시절 실제 창업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네오위즈, 다음(Daum) 등 국내 주요 IT 기업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기술이 어떻게 비즈니스로 연결되는지'를 체득하게 해주었다.

 

'온오프믹스'라는 사명 역시 그의 철학적 산물이다. 원래 소프트뱅크 미디어 랩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명이었지만, 양 대표는 이 이름이 자신의 삶을 가장 잘 설명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그는 치열한 비딩 끝에 해당 이름을 확보했고, 2010년 우리가 아는 온오프믹스를 정식 출범시켰다.

 

◆ '롱테일' 비즈니스의 미학…거대 담론을 이기는 작고 강한 연결들

 

양 대표가 사업 초기 가장 먼저 집중한 것은 '비효율의 제거'였다. 당시 MICE 산업을 비롯한 오프라인 행사 시장은 철저히 공급자 중심이었다. 기업들은 행사 하나를 열기 위해 일회성 홈페이지 제작에만 적게는 수백,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사용하지만, 행사가 끝나면 데이터 역시 사라지는 구조였다.

 

그는 "그 1억원의 거품을 걷어내고 싶었다"며 "10만원, 20만원이면 누구나 행사를 개설하고 결제까지 받을 수 있는 표준화된 시스템을 만든다면, 주최자는 콘텐츠 본연의 가치에 집중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온오프믹스가 선택한 전략은 '롱테일(Long-tail)'이었다. 거대 공연이나 대형 전시회 대신, 수만 개의 소규모 강연과 스터디, 취미 모임 시장에 주목했다. 기술적 난이도는 높지만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이 영역을 꾸준히 공략하면서, 온오프믹스는 소규모 행사와 모임 시장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현재 온오프믹스는 15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티켓 구매 이력 등을 포함한 간접 이용자 데이터는 500만명 규모에 달한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누가 무엇을 배우고 싶어 하는지', '어떤 경험을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지'를 가장 폭넓게 보여주는 데이터 자산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 CEMS와 공간 DX…"킨텍스의 넓은 공간을 기술로 촘촘히 채우다"

 

양 대표의 구상은 웹 서비스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온오프믹스를 '종합 이벤트 테크 플랫폼'으로 정의하며, 오프라인 현장의 디지털 전환(DX)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CEMS(Connect Event Management System)'가 있다.

 

이를 위해 그는 국내 최대 전시컨벤션센터 중 하나인 킨텍스(KINTEX)와 협력하며 현장의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킨텍스 운영진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전시장 운영의 불편 요소를 분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결합 모델을 구축했다.

 

양 대표는 "대규모 전시회에서 가장 큰 문제는 입장 대기와 사후 데이터 부재"라며 "키오스크(KIOSK), POS, 디지털 사이니지(DID)를 온오프믹스 시스템과 실시간 연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최자는 실시간으로 입장객 수를 확인하고, 방문객 흐름을 파악하며, 정산 업무까지 자동화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선보인 'AI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는 이벤트 테크 기술력의 집약체로 평가된다. 128개 언어를 지원하는 이 시스템은 마이크로 입력된 음성을 0.5초 이내 텍스트와 음성으로 변환해 현장 스크린과 개인 모바일 기기에 동시에 제공한다.

 

이는 기존 동시통역 장비와 인력 중심으로 운영되던 글로벌 컨퍼런스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다국어 커뮤니케이션을 보완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시에 오프라인 현장에서 휘발되던 정보를 데이터로 축적·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하다.

 

◆ 데이터 비즈니스의 확장…공공과 연결되는 플랫폼 실험

 

인터뷰 중 양 대표가 가장 강조한 키워드 중 하나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이었다. 그는 온오프믹스가 축적한 데이터가 향후 공공 영역과도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예를 들어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나 소방청이 행사 예약 데이터를 사전에 활용할 수 있다면 특정 시점과 지역에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몰릴지 예측할 수 있다"며 "교통 통제나 안전 관리 측면에서도 선제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온오프믹스는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과 함께 참여형 공공 문화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컬처모아'를 진행하며 정책 실험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민들이 어떤 문화 콘텐츠에 반응하는지, 또 어떤 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를 데이터 기반으로 확인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도민들의 실제 요구(Needs)를 데이터로 읽어내고 정책에 반영하려는 '거버넌스 혁신' 시도에 오픈 플랫폼의 장점이 결합되면서 가능해진 사례라는 평가다.

 

 

◆ 리더십의 본질…"회복탄력성이 결국 창업가의 경쟁력"

 

15년 넘게 온오프믹스를 이끌어오며 양 대표가 겪은 위기는 적지 않았다. 동업자의 이탈과 자금난, 플랫폼 정체성에 대한 고민 등 수많은 변곡점을 지나왔지만 그는 인터뷰 내내 담담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산업 환경 변화 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위기 상황에서도 다시 방향을 찾고 실행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성 있게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모델로 피봇(Pivot)하여 재도전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로 돌아가 다른 이의 사업을 도울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러한 철학은 후배 창업가들에게도 이어진다. 최근 유행하는 '갓생'이나 자기계발 담론에 대해서도 그는 결국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 대표는 "무언가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며 "일단 밖으로 나가 사람을 만나고, 현장에 부딪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인간의 밀도 있는 만남과 현장에서 발생하는 창의적인 연결은 쉽게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모든 만남이 가치가 되는 세상을 향해"

 

인터뷰를 마치며 양 대표는 온오프믹스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사람들이 가진 세상에 대한 질문과 실행을 담는 가장 안전하고 튼튼한 그릇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기술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누군가의 아이디어와 꿈이 실현될 수 있는 '장(場)'을 만드는 것. 그것이 그가 MSX-II 컴퓨터 앞에서 밤을 지새우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일관된 철학이다.

 

온라인의 효율과 오프라인의 감동이 가장 자연스럽게 믹스(Mix)되는 지점. 온오프믹스는 그 접점에서 새로운 만남의 문화와 경험을 만들어가고 있다.

 

양준철 대표의 지휘 아래 온오프믹스는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이벤트 테크 시장이라는 더 넓은 무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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