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미국 사회가 사실(Fact)보다는 믿고 싶은 것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이른바 포스트 트루스의 늪에 깊게 빠져들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4명 중 1명은 이를 정치적 목적으로 꾸며진 '자작극'으로 의심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가짜뉴스 감시기구 뉴스가드가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보도했다.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4일까지 미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4%는 워싱턴 만찬장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이 조작됐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이 진짜라고 답한 응답자는 45%였으며, 32%는 확신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은 지난달 25일 저녁 백악관 출입기자협회가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주최한 만찬장 인근 보안검색 구역으로 돌진해 총격을 벌이다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 암살 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지만, 대중의 불신은 사법적 절차와는 별개로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의구심은 지지 정당에 따라 선명한 차이를 보였다. 야당인 민주당 지지자들은 약 33%가 총격 사건을 조작된 것이라고 답한 반면, 집권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는 13%가량이 해당 사건을 가짜라고 답했다.
음모론의 불길은 과거의 사건들로도 번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었던 2024년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중 귀에 관통상을 입었던 사건 역시 응답자의 24%가 조작이라고 답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42%가량이 이를 조작된 사건으로 규정했다. 같은 해 9월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발생한 암살 시도 사건에 대해서도 16% 가량이 가짜라는 반응을 보였다.
소피아 루빈슨 뉴스가드 편집자는 이에 대해 "정부와 언론을 불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온라인상의 미확인 정보를 믿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미 백악관 대변인실의 데이비스 잉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를 조작했다고 믿는 사람은 완전한 바보"라며 조작설을 강력히 일축했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적대감과 결합한 음모론이 사실의 영역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