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이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했다. ETF와 TDF 등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 확대에 힘입어 연간 수익률도 제도 도입 이후 최고치인 6.47%를 기록했다. 다만 가입자 간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자산 운용 방식에 따라 노후 자산 규모가 최대 1억6천만원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31조7천억원) 대비 69조7천억원 증가한 규모다. 400조원을 돌파한 지 1년 만에 다시 500조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제도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이 228조9천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45.7%)을 차지했지만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은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IRP 적립금은 130조9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32.6% 증가하며 2년 연속 3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운용 방식에서도 변화가 뚜렷했다. 전체 적립금 가운데 실적배당형 비중은 24.6%로 3년 새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특히 ETF 투자금액은 48조7천억원으로 3년 연속 100% 이상 증가율을 기록하며 실적배당형 자산의 약 40%를 차지했다.
생애주기펀드(TDF) 역시 주요 투자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TDF 투자금액은 20조1천억원으로 전년보다 50% 늘었고, 지난해 수익률은 13.7%를 기록했다.
연간 수익률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퇴직연금 전체 수익률은 6.47%로 집계됐다. 실적배당형 수익률은 16.8%에 달해 원리금보장형(3.09%)의 5배 수준을 기록했다. 제도별로는 IRP(9.44%), DC(8.47%), DB(3.53%)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부는 이번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입자들의 투자 성향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전체 가입자의 절반가량은 연 2%대 수익률에 머물렀다. 상위 10% 가입자는 적립금의 84%를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해 적립금 증가액의 67%를 운용수익으로 채운 반면, 하위 10%는 적립금의 74%를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했다.
장기 운용에 따른 복리 효과 차이도 컸다. 매년 1천만원씩 20년간 납입했을 경우 적극적인 자산배분 투자자는 약 4억3천만원을 수령했지만, 원리금보장형 중심 운용자는 약 2억7천만원에 그쳤다. 동일한 원금을 납입해도 운용 방식에 따라 약 1억6천만원의 차이가 발생한 셈이다.
정부는 가입자들의 투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고용노동부와 금감원은 올해 하반기 중 '퇴직연금 가이드북'을 발간해 투자 초보자들을 위한 상품 선택과 자산배분 전략 등을 안내할 계획이다. 또 디폴트옵션 제도 개선과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