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심야 시간대 무차별 범죄로 무고한 생명을 잃은 유가족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사회에 호소하며, 피해자의 신상을 직접 세상에 드러내는 이례적이고도 단호한 결단을 내렸다.
고(故) 이채원(17) 양의 부모는 1일 딸의 영정 사진 대신 생전의 초상화를 대중에 전격 공개했다.
유족 측은 "타인을 돕고 사람을 살리는 직업을 꿈꾸던 평범한 아이를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후 온 가족의 일상이 완전히 송두리째 파괴되었다"고 토로하며 이번 공표가 딸의 깊은 억울함을 풀고 제2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막기 위한 절박한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유가족의 화살은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 장윤기(23)와 사법부를 향했다.
유족들은 장윤기를 향해 '어떠한 동정도 거부해야 할 인물'이라 규정하며 법이 허용하는 가장 무거운 처벌을 내려 정의를 증명해 줄 것을 재판부에 강력히 청원했다. 특히 법정에서 가해자 측의 부당한 감형 절차가 인정된다면, 이는 고인과 남겨진 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시민들을 향해 가해자 처벌을 위한 탄원 운동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달라고 눈물로 청했다.
동시에 유족들은 비극의 현장이 단순한 사건 발생지로 남지 않고, 청소년들을 지키는 안전 구역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숨진 이양의 충격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가는 친구들과 학교 교사들을 위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심리 치유 체계 마련을 요구했으며, 치안 사각지대를 메울 실질적인 인프라 개선책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참변이 일어난 거리 일대에 고화질 CCTV와 LED 가로등, 안심 비상벨 등을 대대적으로 늘리는 한편 하교 시간대에 맞춘 경찰의 집중 순찰을 도입해 촘촘한 지역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참혹한 사건은 지난달 5일 0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어두운 거리에서 발생했다.
당시 귀가 중이던 고등학생 이채원 양은 피의자 장윤기가 갑작스럽게 휘두른 흉기에 찔려 치명상을 입고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 결과 장윤기는 직장 동료에게 교제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당초 계획했던 대상을 잃고, 전혀 연고가 없는 불특정 다수였던 이양을 상대로 분풀이식 범행을 감행한 것으로 밝혀져 전 사회적인 공분을 자아냈다.
한편,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유족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오는 22일 이양의 49재를 봉행할 방침이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