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6·3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오는 7월 정부의 세법개정안 발표를 골자로 한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와 동시에 이달 전국에 역대급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시장의 고차방정식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가 끝나 매물 잠김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대규모 신규 공급이 맞물려 기존 주택 시장과 청약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이번 세제 개편 움직임을 단순한 동향 점검이 아닌, 지방선거 이후 단행될 강력한 부동산 정책 패키지의 예고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지난 26일 열린 국무회의 겸 제10차 비상경제점검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최근 집값이 다시 오른다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냐"라며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를 강조한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5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1% 상승하며 올해 최고치였던 지난 1월 넷째 주 수준으로 치솟았다. 선거 전 장세가 이처럼 급격히 과열되자 컨트롤타워가 직접 긴급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선거 직후 세제 개편안의 윤곽이 드러나며 소득세법과 종합부동산세 시행령 개정 등이 주요 검토 과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이미 지난 5월 10일부터 재개돼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추가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실거주 기간 중심으로 축소하는 방안과 보유세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기존 60%에서 80~100% 수준으로 단계적 상향하는 카드가 오는 7월 세법개정안의 핵심 키워드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안이 현실화할 경우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대상은 비거주 1주택자가 될 전망이다. 현재는 1세대 1주택자가 12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을 처분할 때 최소 2년 이상 거주 요건을 충족하면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을 각각 반영해 최대 80%까지 양도차익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앞으로 보유 공제율이 축소되고 실거주 기간에 따른 혜택이 확대되면 서울 등 수도권 고가주택을 소유하고도 지방이나 해외에 거주해온 이들의 세 부담이 급증하게 된다"며 "과거 시장을 지배했던 '똘똘한 한 채' 전략이 실거주 요건 없이는 무력화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존 주택 시장에서는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유예 기간 내에 자산을 처분하지 못한 다주택자들이 매도를 포기하고 장기 관망세에 돌입할 확률이 높은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제 압박이 강해질수록 매매 거래는 더욱 얼어붙을 양상이다. 다만 직장 발령, 질병 요양, 혼인, 상속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인한 비거주자 예외 인정 범위를 두고 정책적 고충이 깊어지면서 정부도 개편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신규 분양 시장은 이달 들어 기록적인 공급 물량을 쏟아내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인다.
1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 조사 결과 이달 전국에서 공급을 앞둔 아파트 물량은 총 3만126가구로 작년 동기 실적과 비교해 두 배가량(101% 증가) 늘어난 수준이다.
부동산114 조사에서도 임대 가구를 포함한 총 분양 물량이 3만9천202가구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5월 월간 물량은 물론 하반기 예정 물량과 비교해도 올해 최대 공급량이며, 전체 공급량 중 상당수인 1만9천524세대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오는 7월 세제 개편의 무게중심이 '몇 채를 보유했는가'에서 '실제로 거주하는가'로 이동함에 따라 시장의 명암이 극명히 갈릴 것으로 내다본다. 기존 주택 시장은 다주택자의 매물 잠김으로 거래 절벽을 겪는 반면, 분양 시장은 가격 경쟁력과 입지 여건을 갖춘 유망 단지를 중심으로 선별적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양극화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분양시장 한 관계자는 "세제 개편의 기준이 실거주 여부로 좁혀지면서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비거주 고가 1주택자들의 세 부담 계산도 복잡해진 상황"이라며 "기존 매매 시장의 매물 잠김과 거래 절벽이 심화할수록 입지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도권 내 핵심 분양 단지로 실수요가 대거 쏠리는 현상이 한층 뚜렷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