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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사리고, 안방 균열까지"..."사상 첫 5선" 오세훈 벽 넘지 못한 정원오

텃밭 성동구서 자당 구청장 후보보다 낮은 득표율
오세훈의 철저한 플랜과 정원오 캠프의 내부 잡음

 

【 청년일보 】 제9회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며 지방자치 사상 최초의 '5선 서울시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오 후보는 257만2천443표를 득표해 251만4천832표에 그친 정 후보를 5만7천611표 차이로 제치고 향후 서울시정을 안정적으로 이어나가게 됐다.

 

반면 성동구청장 12년 경력을 발판 삼아 광역단체장으로 도약하려던 정 후보는 핵심 지지 기반인 성동구에서조차 표심을 온전히 결집하지 못하며 석패했다. 대중적 인지도라는 '체급의 벽'에 부딪힌 상황에서 캠프 내부의 전략 부재와 불협화음까지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정 후보는 성동구에서 51.21%(8만3천51표)를 기록하며 오 후보(47.18%, 7만6천519표)를 앞섰다. 표면적으로는 승리를 거뒀지만, 세부 지표를 뜯어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동시에 치러진 성동구청장 선거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유보화 후보의 득표율인 53.48%(8만6천103표)보다 2.27%포인트 낮은 수치다.

 

성동구에서만 자당의 구청장 후보보다 시장 후보인 정 후보의 표가 3천52표 적게 나오는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정치권에서 정 후보의 안방으로 불리던 성동구의 이 같은 표심 균열을 이번 선거 결과의 가장 뼈아픈 패인으로 지목하는 이유다.

 

정 후보는 성동구청장 재임 시절 생활 밀착형 정책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일 잘하는 행정가'라는 고유의 브랜드를 구축했다. 그러나 구정 성과가 서울시 전체 25개 자치구 유권자들에게 확장성을 갖기에는 대중적 인지도 측면에서 열세를 보였다. 4선 시장이자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오세훈 후보와의 일대일 구도에서 정치적 무게감의 격차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반면 오세훈 후보 캠프는 선거 초기부터 철저히 계산된 전략적 캠페인을 전개하며 승기를 굳혔다. 현직 시장의 시정 연속성과 안정감을 강조하는 동시에 서울 지역 최대 현안인 부동산 표심을 잡기 위한 정밀한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강변 개발과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을 부각하며 자산 가치 안정을 기대하는 유권자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했다는 평가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처음부터 정해진 계획에 따라 정확히 캠페인을 밀고나갔다"라며 "시민선대위를 비롯해 오 시장의 친화력,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세부 정책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 후보 캠프는 부동산 정책에 민감한 중도층과 한강벨트 등 정비사업 추진 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겨냥해 정교한 실행 계획을 대안으로 제시함으로써 정 후보와의 정책적 선명성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도전자 입장에서 지나치게 소극적인 '몸사리기' 캠페인을 전개한 점은 정 후보의 주요 패인으로 거론된다.

 

서울시 전역에서 인지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임에도 과감한 공세 대신 안정주의를 택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언급이나 유리하게 나온 일부 여론조사 지표만 믿고 마치 자신을 '현직 시장'인 양 안일한 태도로 선거에 임했다는 비판마저 제기된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인지도가 낮은 도전자는 적극적으로 이슈를 던지며 판을 흔들어야 유권자의 시선을 잡을 수 있다"라며 "정 후보 측은 도전자다운 패기 대신 관리형 캠페인에 머무르며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오 후보와의 전선 구축에 실패했다"라고 지적했다.

 

전통적인 야당 지지층을 강하게 결집할 만한 대형 서사를 보여주지 못한 점도 패인을 키웠다. 정 후보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행정가 이미지를 내세워 중도층 확장을 노렸으나, 결과적으로 선거 막판 선거전이 과열되는 과정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원동력이 약화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선거 캠프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자성론과 불협화음은 이 같은 조직력 약화를 뒷받침한다. 정 후보가 선거 기간 내내 언론 접촉을 기피하며 리스크 관리에만 치중한 점이 치명적 실책으로 지적된다.

 

미디어 노출을 통해 '성동구청장'이라는 지역적 꼬리표를 떼고 서울시장급 인지도를 확보해야 했으나, 오히려 언론과의 거리를 두면서 스스로 확장의 기회를 가로막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교하지 못한 캠페인 전략과 지휘부의 내부 분란도 패배를 키운 요인이라는 평가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교한 메시지 전략 없이 현장 유세에만 의존하다 보니 선거 분위기를 주도하지 못했다"라며 "특히 캠프가 꾸려진 이후 내부 주도권 싸움으로 분란이 표출되면서 유기적인 대응 체계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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