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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 이탈에 과반지위 상실"…삼성 초기업노조 '대표성·교섭 주도권' 약화

한 달반 만에 무너진 '과반 장벽'…전체 조합원 수 5만 8천명대 급감
"반도체 6억 vs 완제품 600만" 성과급 격차…DX 조합원 대거 이탈

 

【 청년일보 】 최근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가 사측과 우여곡절 끝에 임금협약 최종 타결을 했지만 '과반 장벽'이 무너졌다.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중심 성과급 합의에 반발한 비반도체 조합원들의 대거 이탈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과반노조 지위를 잃게 되면서 초기업노조의 교섭력도 급격히 약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3시 기준 초기업노조 전체 조합원 수는 5만8천38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상 전체 임직원 수(12만8천881명)의 절반이자 과반 기준선인 6만4천440명을 6천명가량 밑도는 수치다. 이로써 초기업노조는 과반노조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1월 말 가입자 수가 6만3천명을 돌파하며 전체 근로자의 과반을 넘겼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하더라도 6천500명대에 머물렀던 조합원 수는 4개월여 만에 10배 가까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018년 첫 노조 설립 이래 여러 노조가 공존하는 '복수 노조' 체제를 유지해왔으나, 특정 노조가 전체 직원의 절반을 넘는 '단일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성과급 이슈'가 기폭제로 작용했다. 당시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기로 합의한 사례를 지켜보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도 성과급 문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회사는 초과이익성과급(OPI)의 지급 기준을 EVA(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으로 삼는데, 조합원들 사이에선 '깜깜이 성과급'에 대한 불신과 산정 방식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이는 임직원들을 초기업노조로 집결시킨 원동력이 됐다. EVA는 영업익에서 자본 비용(법인세·투자금 등)을 제외한 계산식으로, 사측은 경영상 비밀로 구체적 수치를 임직원들에게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과반노조 지위 확보 이후 초기업노조는 지난 4월 고용노동부로부터 과반노조 및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획득했지만, 한 달 반 만에 지위를 잃게 됐다. 

 

이는 임금협상 타결 직후 불거진 사업부별 성과급 격차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일부 조합원들이 대거 이탈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300조로 가정할 경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의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자사주로 지급되는 5억5천만원가량(세전, 연봉 1억원 기준)의 특별경영성과급과 연봉의 50% 상한인 초과이익성과급(OPI) 5천만원 등 총 6억원을 수령 받을 수 있다. 

 

반면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은 합의안을 통해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만 받을 가능성이 높아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다. 

 

실제로 DS 중심의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80.6%의 찬성률을 기록한 반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은 21.1%에 그쳤다. 잠정 합의안 투표권이 없었던 동행노조는 자체 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 99.5%가 반대했다.
 

초기업노조를 이탈한 조합원들은 2·3대 노조로 옮기며 노조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지난달 20일 1만6천명 수준에서 5일 15시 기준 2만996명으로 늘어났다.

 

동행노조 역시 세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동행노조에 따르면 DX 전체 인력 5만1천717명 가운데 조합원 수는 2만2천36명을, 가입률은 42.6% 수준이다. 

 

초기업노조는 과반노조로서 노조위원장이 근로자위원을 직접 지명(위촉)해 노사협의회를 주도할 수 있었지만 지위 상실로 대표성이 약화하게 됐다. 특히 향후 내년도 임금·단체협상에 앞서 전삼노와 동행노조 등과 교섭 창구를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성과급 배분을 놓고 노노(勞勞)간 불협화음이 과반노조 지위 상실의 기폭제로 작용했다"면서 "지위 상실로 초기업노조의 교섭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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