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휴머노이드가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오는 미래가 온다면 그들이 입게 될 의류 역시 필요할 것입니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8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웨어 더 퓨처(Wear the Future) 미디어데이'를 열고 미래 직업군과 휴머노이드(Humanoid) 시대를 위한 의류 콘셉트, 기능성 소재의 활용 가능성, 그리고 미래 의류 시장에 대한 연구 방향을 소개했다.
최근 글로벌 기술기업들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넘어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세실업은 이러한 변화가 의류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휴머노이드가 제조·물류·서비스·돌봄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투입될 경우 작업 환경과 역할에 맞춘 전용 의류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익환 부회장은 "3D 디자인과 AI 활용에 이어 앞으로 다가올 휴머노이드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며 "미래 의류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가장 먼저 고민하고 준비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세실업이 축적해 온 디지털 디자인 역량도 함께 소개됐다.
김 부회장은 "한세실업은 서울과 뉴욕, 바르셀로나 등 글로벌 디자인 거점에서 140명 이상의 디자이너가 근무하고 있다"며 "3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디자인 총괄을 비롯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춘 디자이너들이 글로벌 브랜드에 선제적으로 디자인을 제안하고 생산까지 연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세실업의 DNA는 항상 가장 먼저 시도하는 데 있다"며 "현재 연구개발(R&D) 부문에서는 대부분의 디자인을 3D 기반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세실업은 2019년 국내 의류업계 최초로 버추얼 디자인(VD) 전담 조직을 구축하고 3D 가상 샘플 제작 기술을 도입했다. 2023년부터는 AI 전담 조직을 운영하며 디자인과 제품 개발 과정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그는 "3D 기술 도입 전 연간 약 50만 장에 달했던 실물 샘플을 디지털화하면서 현재는 약 30만 장 수준으로 줄였다"며 "환경적 효과와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보다 빠르게 3D 디자인을 연구하고 도입한 덕분에 코로나19 당시 전 세계적인 봉쇄 조치 속에서도 제약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3D 디자인 기술을 활용해 고객사와의 협업을 지속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 공개된 휴머노이드 의류는 한세예스24홀딩스 계열사인 한세엠케이와 공동으로 제작됐다. 인간의 의복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휴머노이드의 구조적 특성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관절 가동 범위가 넓은 점을 고려해 어깨와 무릎 부위에는 입체 패턴과 개방형 구조를 적용했으며, 장시간 작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고려해 냉감 소재를 활용했다. 또한 내구성과 형태 복원력이 높은 기능성 원단을 적용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착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전시에는 한세엠케이의 신규 브랜드 '더 비 아카이브(the B Archive)'도 참여했다. 브랜드 특유의 스트리트 미니멀리즘과 빈티지 무드, 펑크·록 스피릿 요소를 휴머노이드 의류에 접목해 미래 패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동시에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능성 요소를 더해 디자인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컬렉션으로 완성한 것이 특징이다.
한세실업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기능성 의류 기술이 미래 의류 시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냉감 기능 강화 소재와 열 분산 기술, 고신축·고내구성 소재, 경량화 기술, 작업 환경에 최적화된 기능성 의류 설계 역량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들이 향후 휴머노이드 시대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지연 한세실업 R&D 본부 이사는 "휴머노이드는 사람과 닮았지만 사람과는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배터리, 센서, 관절 구조, 열 관리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면 기존 의류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휴머노이드 의류는 전혀 새로운 영역이 아니라, 그동안 사람을 위해 개발해온 기능성 의류 기술을 미래 환경에 맞게 다시 해석하는 과정일 수 있다"며 "이번 전시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한세실업은 단순 OEM 기업을 넘어 한발 앞선 디자인과 패션 트렌드를 고객사에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글로벌 ODM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며 "그동안 축적해온 디자인, 소재, 기능성 의류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 의류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제안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휴머노이드 시대가 본격화될 경우 의류 산업 역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한세실업은 이러한 변화에 가장 먼저 대응하고 준비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시는 이날부터 오는 12일까지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공개된다. 관람객들은 교육, 돌봄, 산업, 서비스 등 미래 직업군을 상상한 다양한 휴머노이드 의류 전시작과 함께 한세실업이 제안하는 미래 의류의 방향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