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1980년대생 젊은 임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AI(인공지능)와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의 지각변동에 발맞춰, 기술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력을 전진 배치함으로써 혁신 속도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된 삼성전자·현대차·SK하이닉스·LG전자 등 국내 4대 그룹 주력 기업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사외이사 제외)에 따르면, 전체 임원은 2천134명으로 이 중 80년대생 임원은 총 94명(4.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기준 4개사 전체 임원(2천153명) 중 80년대생이 66명(3.0%)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인원수는 28명 증가하고 전체 임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4대 그룹 중 80년대생 임원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전체 임원 수는 1천91명으로 전년 동기(1천107명) 대비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80년대생 임원 수는 지난해 45명에서 올해 63명으로 18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임원 중 80년대생이 차지하는 비중도 4.1%에서 5.8%로 1.7%포인트 상승하며 4개사 중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80년대생 임원 중 최연소 부사장의 타이틀은 사업지원실의 구자천 부사장(1981년생)이 차지했다. 이와 함께 전체 임원 중 최연소는 지난해 11월 정기 인사에서 승진한 1986년생 이강욱 상무(DX부문 CTO 담당임원)와 김철민 상무(모바일 경험 개발실 담당임원)로 파악됐다.
또한 올 1분기 현대차의 전체 임원 수는 451명으로 전년 동기(496명) 대비 45명 줄어들며 긴축 기조를 보였지만 80년대생 임원은 10명에서 13명으로 소폭 늘어났다. 전체 임원 중 80년대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서 2.9%로 상승했다. 최연소 임원은 1983년생인 조범수 현대외장디자인실장(상무)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전체 임원 수는 274명으로, 전년 동기(205명) 대비 69명 증가하며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임원 규모를 확대했다. 이 중 80년대생 임원은 지난해 5명에서 올해 13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전체 임원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4%에서 4.7%로 2.3%포인트 급증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기술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비롯한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굳히기 위해,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읽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젊은 인재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평가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D램개발과 낸드개발, 미래기술연구원에 이르기까지 핵심 보직에 해당 인력을 담당임원으로 전진 배치했다. AI Infra(인프라) 담당임원과 기업의 장기 비전을 그리는 미래전략 담당임원에도 80년대생 리더들이 보직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연소는 1983년생인 이동훈 낸드개발 담당임원으로, 앞서 지난 2024년 신임임원 인사에서 '역대 최연소 신임임원'으로 선임된 바 있다.
반면, LG전자는 80년대생 임원 비중이 소폭 감소하며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뒀다. 올 1분기 LG전자의 전체 임원 수는 318명으로, 전년 동기(345명) 대비 27명 감소하며 조직 슬림화 흐름을 보였다. 80년대생 임원의 경우 지난해 1분기 6명(1.7%)에서 올해 5명(1.6%)으로 줄어들었다. 최연소 임원은 1983년생인 우정훈 상무(HS AX/데이터플랫폼담당)로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AI와 반도체 등 첨단 테크 산업의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시기에는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기민한 판단력이 더 중요해진다"면서 "앞으로 80년대생 임원들을 경영진에 배치하는 것은 조직의 체질을 혁신하는 건 물론,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