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다가도 하루 만에 수백 포인트씩 급락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상승장과 하락장이 번갈아 나타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기대와 불안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증폭된 분위기다.
이같은 시장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상으로 사이드카를 들 수 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급등하거나 급락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중단하는 시장 안정 장치다. 시장 충격이 현물시장으로 급격히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이른바 '비상벨'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 비상벨이 너무 자주 울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는 이미 20회를 넘어섰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연간 발동 횟수인 26회에 근접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금융위기 당시 기록에 육박했다는 점에서 현재 시장 변동성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시장 변동성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주식시장은 특성상 기대와 우려가 혼재하는 공간이며 가격 조정 역시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문제는 변동성 확대가 투자자의 판단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 움직임이 가파를수록 투자자들은 기업의 실적이나 사업 전망보다 눈앞의 가격 변화에 더 큰 가중치를 두는 경향이 있다. 상승장에서는 지금 사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하락장에서는 더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 한다는 공포가 작동한다. 투자 판단의 기준이 기업 가치보다 가격 움직임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또한 이같은 심리는 투자자들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수익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심리가 강해질수록 투자자들은 더 큰 변동성을 감수하려 하고 이는 차입 투자 확대나 레버리지 상품 선호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최근 29조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년 전(17조원)보다 71% 늘어난 규모다. 아울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에는 상장 후 7거래일 만에 8조784억원의 개인 순매수 자금이 유입됐다.
시장의 상승 자체를 경계할 필요는 없다. 기업 실적 개선과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현재 증시에서 반복적으로 울려대는 비상벨에 한 번쯤 숨을 골라보는 건 어떨까.
과열과 공포가 교차하는 시장에서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조급함보단 균형감일지 모른다. 치솟는 숫자를 맹목적으로 쫓으려는 것보다 변동성을 감내할 만한 투자 소신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