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점차 AI의 활용범위가 넓어지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내 일자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점차 현실적인 고민으로 다가오고 있다. 병원 역시 이 불안감에서 예외는 아니다. 이미 대형 병원의 대부분의 접수 안내와 수납은 키오스크가 대신하고, 영상의학 분야에서는 AI가 영상 판독을 수행하거나 보조하는 사례가 꾸준히 보도되고 있다.
그렇다면 매일 수많은 환자가 거쳐가는 방사선 영상 검사실의 미래는 어떨까? 방사선사 역시 여타 다른 직업들과 마찬가지로 AI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단순히 장비를 조작하는 역할'로 남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은 방사선사를 의사의 처방대로 장비를 조작해 사진을 찍는 수동적인 직업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방사선 검사실은 훨씬 더 복잡한 공간이다. 물론 의사가 진단을 위해 특정 검사의 오더를 내리지만, 임상 현장에서 마주하는 환자들의 상태는 극심한 통증으로 정자세를 취할 수 없는 환자, 몸을 떨거나 불안해하는 소아 환자, 지시에 따르기 힘든 노약자, 장애인 환자 등 교과서적인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신체적 상태를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방사선사의 전문성이 발휘된다.
의사의 진단 목적, 즉 무엇을 보고자 하는지를 완벽하게 이해한 상태에서, 환자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환자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포지션을 찾아내고 최적의 진단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은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방사선사만의 전문 역량이다.
방사선사의 업무는 단순히 퀄리티 높은 영상을 얻는 것만이 아니다. 통증이나 불안감으로부터 취약한 환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것 또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차가운 검사대 위에서 두려워하는 환자의 손을 잡아주고, 휠체어에서 안전하게 부축하며,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것은 기계적인 매뉴얼로는 대체할 수 없는 따듯한 공감능력을 가진 의료인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AI가 방사선 검사실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하지만, AI의 역할은 방사선사의 대체가 아니라 환자 개개인에게 적합한 방사선 선량을 제안하고, 영상의 노이즈를 줄여주는 조력자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방사선사는 반복적인 기계 조작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환자 개개인의 포지셔닝과 환자 케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AI의 도입은 방사선사를 환자에게 더욱 필요한 환자 중심의 방사선사로 만들게 된다.
결과적으로 의료 AI 시대에서 방사선사는 기술에 의해 대체되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AI는 방사선사를 환자 케어와 인간적 소통이라는 의료의 본질에 가깝게 해주는 조력자에 가깝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진화하더라도 두려워하는 환자의 손을 잡아줄 수는 없으며, 통증으로 인해 미세하게 바뀐 환자의 표정이나 숨소리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포지션을 변경하는 따뜻한 직관을 가질 수 없다. 첨단 기술의 시대, 방사선사는 기술이 줄 수 없는 따뜻한 위로와 케어로 환자와 깊이 공감하며, 의료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할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김다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