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의료 분야에서도 AI 활용이 활발해지고 있다. CT와 MRI 영상 분석, 질병 예측, 의료기록 작성 등 다양한 업무에 AI가 도입되면서 일부에서는 'AI가 의료인을 대체하는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영상 분석과 같이 데이터 처리 비중이 높은 분야에서는 AI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AI가 발전할수록 오히려 인간 의료인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AI는 의료 현장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AI는 방대한 양의 의료영상을 빠르게 분석해 이상 소견을 찾아내고, 응급 환자를 우선적으로 분류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또한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여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진단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일부 AI 시스템은 폐결절이나 유방암, 뇌출혈 등의 질환을 높은 정확도로 검출하며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고 있다. 이처럼 AI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의료진이 더욱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유용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의료는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환자의 병력과 증상, 검사 목적, 치료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종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같은 검사 결과라도 환자의 상태와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의료인의 임상 경험과 전문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무엇보다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와의 신뢰 형성이 중요하다. 환자들은 검사와 치료 과정에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며, 의료진은 이를 설명하고 안심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 UC Berkeley 공중보건대학의 Jodi Halpern 교수는 공감적 의사소통이 환자의 치료 순응도와 치료 결과 향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여러 전문가들은 AI가 의료 정보를 분석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인간이 가진 진정한 공감 능력까지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환자의 감정을 이해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과정은 여전히 인간 의료인의 몫이다.
인간 의료인의 역할은 공감 능력에만 그치지 않는다. 의료 현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환자의 상태 변화에 따라 즉각적인 판단과 대응이 요구된다. 또한 환자의 생활환경과 가치관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하며,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판단도 필요하다. 의사, 간호사, 방사선사 등 여러 직종이 함께 협력하는 의료 환경에서 원활한 소통과 협업 역시 인간 의료인만이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다.
AI 역시 완벽하지 않다. 학습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특정 집단에 편중된 경우 잘못된 결과를 제시할 수 있으며, 실제 임상 환경에서 기대만큼의 성능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특정 인종이나 성별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진단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어려운 증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숙련된 영상의학 전문의가 최첨단 AI 모델보다 더 높은 진단 정확도를 보인 사례도 보고되었다. 이는 AI가 뛰어난 기술임은 분명하지만, 인간 전문가의 판단을 완전히 대신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방사선사의 역할은 AI 시대에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방사선사는 단순히 장비를 조작하는 사람이 아니다.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검사 조건과 프로토콜을 설정하며, 정확한 진단을 위한 최적의 영상을 획득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검사 과정에서 환자의 안전을 관리하고 방사선 피폭을 최소화하며,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앞으로 AI가 영상 재구성이나 이상 소견 탐지에 활용되더라도 이를 올바르게 적용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과정에는 방사선사의 전문성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결국 AI의 발전은 의료인의 종말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AI가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지원함으로써 의료인은 더욱 복잡한 임상 판단과 환자 중심 의료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앞으로 의료인에게 필요한 것은 AI와 경쟁하는 능력이 아니라 AI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의료는 기술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환자를 이해하고 책임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인간 의료인의 가치는 AI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하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김민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