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K-해양방산의 기대를 모았던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CPSP) 수주전에서 한화오션이 끝내 고배를 마시게 됐다. 일각에선 한화오션의 기술력과 파격적인 제안에도 불구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간의 공고한 안보 장벽을 넘어서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6일(현지시간)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 해군기지에서 CPSP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를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카니 총리는 "TKMS와 한화오션 양사의 플랫폼 모두 캐나다 해군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충족했다"면서 막판까지 초박빙 경합이었음을 밝혔다. 이와 함께 TKMS와의 협상 결렬 시 한화오션을 우선 공급업체로 지정해 협상을 이어갈 권리를 보유한다고 덧붙였다.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이번 결과는 단순히 독일이라는 개별 국가와의 경쟁에서 패한 것이 아니라, 유럽연합(EU) 공동체와 나토 회원국들이 지닌 공고한 진입장벽에 가로막힌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와 산업계가 아무리 매력적인 투자와 산업 협력 제안을 했더라도, 나토 안보 동맹체 고유의 높은 벽을 뚫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캐나다 정부는 발표문을 통해 이번 사업의 목표가 주권 수호뿐만 아니라 '나토를 포함한 동맹국들과의 집단 안보'라고 명시했다. 또한 이번 사업이 오는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나토의 증액 목표를 이행하는 데도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독일은 이번 수주전에서 나토를 통한 오랜 협력 관계와 함께, TKMS의 잠수함 건조 실적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카니 총리는 수주 결과 발표와 별개로 한국과의 파트너십은 굳건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주말 이재명 대통령과 길고 친밀한 대화를 나누며 해당 사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24시간 이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만날 예정인 만큼, 다른 전략적 현안을 논의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한국의 실망감을 이해한다"면서도 "캐나다와 한국이 협력하는 분야는 이외에도 많고, 한국은 캐나다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이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디젤(재래식) 잠수함을 최대 12척까지 도입하는 사업으로, TKMS와 한국 한화오션이 적격후보(숏리스트)에 올라 경쟁해왔다.
캐나다는 새로 도입할 잠수함의 절반을 대서양에, 나머지 절반은 태평양에 분산 배치할 구상을 갖고 있다. 총사업비는 최대 600억 캐나다달러로, 환율을 적용하면 60조원대 중반에 달하는 규모다.
한화오션은 잠수함 성능과 빠른 납기 준수는 물론, 7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무역 확대, 연평균 2만5천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올 초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특사단과 함께 캐나다를 방문해 잠수함 수주전을 전폭 지원하며 힘을 보탰으나, 끝내 승기를 잡지 못했다.
한화오션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우리 잠수함의 뛰어난 성능, 해군의 성공적인 잠수함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수주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나토 동맹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면서 "진인사(盡人事)의 자세로 임했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이번 결과는 전적으로 한화오션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주 경쟁을 통해 확인된 과제들을 면밀히 분석해 확실한 대안을 강구하고 'K-해양 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도약할 수 있는 길을 반드시 찾겠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