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교보증권이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전환과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WM) 강화를 앞세워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브로커리지·투자은행(IB)·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등 핵심 사업 전반의 수익성을 개선한 데 이어, '비전 2030'을 통해 AI와 디지털 신사업 중심의 중장기 성장 전략도 구체화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2029년까지 자기자본 3조원을 확보해 종투사 진입을 추진한다는 목표 아래 수익 기반 확대와 자본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박봉권·이석기 ‘투톱 체제’ 성과…브로커리지·IB·S&T 고른 성장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 2021년부터 박봉권·이석기 각자대표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박 대표가 WM과 IB 부문을, 이 대표가 S&T와 기업경영 부문을 각각 맡아 전문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두 대표 체제 아래 교보증권의 실적은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022년 433억원에서 2023년 676억원, 2024년 1천177억원, 지난해 1천429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교보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9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2.3% 늘어난 68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실적을 한 분기 만에 달성했다.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와 트레이딩 부문의 운용 성과 개선이 실적을 견인했다. 박 대표가 담당하는 위탁매매 부문 영업이익은 2024년 186억원에서 지난해 716억원으로 확대됐다. IB 부문도 같은 기간 165억원의 영업손실에서 51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환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 대표가 맡은 S&T 부문은 교보증권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S&T 부문 영업이익은 2024년 1천431억원, 지난해 1천414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천억원대를 유지했다. 브로커리지와 IB의 실적이 개선된 가운데 S&T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다각화된 사업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 CFD 경쟁력 앞세워 고액자산가 공략…WM 사업 고도화
교보증권은 'CFD 명가'로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WM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CFD는 투자자가 기초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을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레버리지 위험성이 높아 일정 요건을 갖춘 전문투자자만 거래할 수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2015년 증권업계 최초로 CFD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사업 기반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현재 해외주식 CFD 서비스 대상 국가를 10개국으로 넓혔으며, 해외주식 CFD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주식 CFD 역시 37% 수준의 점유율로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CFD 사업을 통해 확보한 전문투자자 기반을 고액자산가 WM 고객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자산관리부문장 직속으로 첫 프리미엄 점포인 'PREMIER GOLD 대치센터'를 설립했다.
PREMIER GOLD 대치센터는 단순한 영업점 확대를 넘어 고액자산가의 투자 성향과 자산구조에 맞춘 밀착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보증권은 전문투자상품 경쟁력과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결합해 프리미엄 WM 시장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 ‘비전 2030’ 선포…AI·디지털자산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교보증권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026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및 비전 2030 선포식’을 개최하고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새로운 비전으로는 ‘혁신과 차별화된 전문성으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종합금융투자 파트너’를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미래형 비즈니스 역량 강화와 신뢰 기반의 동반자적 가치 추구, 전방위 투자 솔루션 경쟁력 제고를 꼽았다.
특히 올해를 AI·디지털전환과 디지털 신사업 성장의 원년으로 삼고 업무 효율화부터 투자 서비스, 위험관리까지 AI 활용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교보증권은 기획부 산하에 ‘미래전략파트’를 신설하고 AI·DX와 그룹 데이터 전략을 전담하도록 했다. AI와 빅데이터,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업무 현장에 적용해 운영 효율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보보호 체계 강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교보증권은 최근 생성형 AI를 활용해 자체 제작한 영상으로 전 임직원 대상 정보보호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에는 일상생활 속 보안 수칙과 랜섬웨어 감염 예방, 최신 디지털 금융보안 사례 등이 담겼다.
지난해 12월에는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을 획득했다. 디지털 금융사업 확대에 맞춰 고객정보 보호와 내부 보안 역량을 함께 강화하는 모습이다.
◆ 2029년 자기자본 3조원 목표…종투사 도약 본격화
교보증권의 중장기 목표는 오는 2029년까지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하고 종투사에 진입하는 것이다.
종투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에 기업신용공여 등 대형 기업금융 업무를 허용하는 제도다. 일반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인 것과 달리 종투사로 지정되면 한도가 200%까지 확대돼 기업금융 사업을 키울 수 있다. 향후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으로 늘리면 발행어음 사업에도 도전할 수 있다.
교보증권의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2조1천621억원이다. 종투사 기준까지 약 8천379억원의 추가 확충이 필요하지만,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2023년 말 1조8천633억원에서 2024년 말 1조9천912억원, 지난해 말 2조1천207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2조1천600억원을 넘어서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의 지원 여력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교보생명은 지난 2020년과 2023년 각각 2천억원과 2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교보증권의 자본 확충을 지원한 바 있다.
교보증권은 자체 이익 유보와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동시에 시장 상황과 그룹 전략을 고려한 다양한 자본 확충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와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바탕으로 수익 기반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AI·DX와 디지털자산 등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한편 내부통제 역량과 자본 경쟁력도 꾸준히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투사 진입을 위한 자본 확충과 관련해서는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되거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시장 상황과 재무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양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김주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