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가 새로운 부동산 종합대책 수립을 앞두고 최초로 개최한 대국민 토론회에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론과 시장 안정을 내세운 규제 유지론이 팽팽히 맞섰다.
15일 정계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 서울 중구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김윤덕 장관 주재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를 열고 각계 여론을 수렴했다. 이번 행사는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대토론회에 앞서 분야별 소통을 진행하는 첫 순서다.
공무원의 개입 없이 민간의 자율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학계, 업계, 시민단체, 청년 및 신혼부부 등 약 60명이 참석했다.
김윤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토론회의 목적은 전문가와 업계, 청년, 시민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며 "진심으로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여 곧 있을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반영함으로써, 부동산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현재의 주택 공급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정비사업과 비아파트 부문의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발제를 맡은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공급의 파이프라인을 복원해야 한다"며 "인허가, 착공, 분양, 준공, 입주와 같은 식으로 순환하듯 돌아야 하는데 지금은 착공 과정에서 상당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단기간에 전월세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빌라·다세대 등 비아파트 시장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제언이 잇달았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3년 이후 건축 규제와 대출, 세금, 전세사기 등의 여파가 겹치며 비아파트 공급이 많이 줄고 있다"며 "층수 제한과 건축법 등을 획기적으로 바꿔 정상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시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가계부채 관리 목적으로 조여진 대출 규제가 오히려 공급을 막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서울 신길2구역 도심복합사업지의 김명희 위원장은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총량이 막힌 상황"이라며"실제로 이주비 대출을 해주겠다는 금융기관이 없어 많은 사업장이 이주 지연 위기에 놓였는데, 정부가 신속 공급을 말하면서 꼭 필요한 자금을 막은 것은 모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시민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 과정에서 공공성이 훼손되거나 자산 가격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인 이강훈 변호사는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겠다면 최소한 50% 이상은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게 맞다"며 정부의 재정 투입 확대를 요구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역시 지나친 규제 완화 경계령을 내리며 "주택 공급도 중요하지만 가격 안정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언급한 뒤 "2025년 서울시가 토허구역을 풀면서 1분기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14억원을 넘었다. 규제지역을 쉽사리 해제할 때 벌어질 수 있는 부작용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가 "주택 가격 안정은 수요만으로는 안 되는 구조다. 공급 없이는 불가능하다"라는 말로 주택 공급 기반 조성의 중요성을 요약했다.
국토부는 이날 논의된 7대 쟁점 사안을 토대로 향후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 간 릴레이 토론을 거쳐 종합 대책을 확정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장관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게 주택 문제 같다"며 "여러분의 의견을 잘 정리해서 전달할 것이고, 국토부 공무원들과 머리를 맞대어 '부동산 망국'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그나마 상황을 좀 더 진전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시청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신속한 주택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가계대출 규제에 묶여 이주비 조달마저 막힌 상황"이라며 "인허가나 용적률 완화 같은 제도적 혜택도 좋지만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려면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나 기부채납 기준 현실화 등 돈줄을 죄는 규제부터 먼저 풀어줘야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고 짚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