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외국인 유학생과 교환방문자의 체류 기간을 원칙적으로 4년으로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학업을 마칠 때까지 사실상 체류가 가능했던 기존 제도를 폐지하고 엄격한 연장 심사를 의무화하면서 미국 유학을 준비하거나 재학 중인 학생들의 진로 계획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16일(현지시간) 외국인 유학생(F비자)과 교환방문자(J비자)의 미국 체류 기간을 최대 4년으로 제한하는 최종 규정을 발표했다.
기존에는 F·J비자 소지자가 정규 학업을 이어가는 동안 별도의 체류 기간 제한 없이 신분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최초 체류 기간을 4년으로 고정하고 이후에도 미국에 머물기 위해서는 국토안보부의 연장 승인을 받아야 한다.
DHS는 학생비자 연장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학업 계획과 체류 필요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면 연장 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미국에서 학업 중인 유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체류 중인 학생들 역시 새 규정이 시행되면 자동으로 4년 체류 기준이 적용된다.
전공 변경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전공 변경으로 학업 기간이 늘어날 경우 변경 사유와 학업 계획 등을 보다 엄격하게 심사해 체류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제도 개편의 배경으로 학생비자 제도의 악용 사례를 들었다. DHS는 "1978년 이후 외국인 유학생들이 정해진 체류 기한 없이 미국에 머물 수 있었고, 일부는 출국을 피하기 위해 계속 수업을 등록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영원한 학생'이 되는 사례가 있었다"며 "이번 규정은 이러한 제도 악용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부 장관은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가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이민 사기를 조장하는 환경을 만들었다"며 "새 규정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업을 마친 뒤 본래 목적대로 귀국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새 규정은 연방 관보 게재 후 60일 뒤 발효된다. 관보에는 17일 게재될 예정으로 안내돼 있어 실제 시행 시점은 오는 9월 중순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가을 새 학기부터 학생비자 제도가 사실상 새 기준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미국에서 학업 중인 유학생뿐 아니라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학업 과정에서 전공을 변경하거나 예상보다 졸업이 늦어질 경우 체류 연장 심사를 별도로 받아야 하는 만큼 학업 계획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I비자 제도도 함께 개편된다. I비자 소지자의 체류 기간은 240일로 제한되며 이후에는 240일 단위로 연장해야 한다. 중국 국적 언론인은 90일 단위로 연장 심사를 받아야 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 내 학생비자(F비자) 소지자는 180만 명 이상으로 전년보다 11% 증가했다. J비자 소지자는 약 50만 명, I비자 소지자는 약 3만7천 명 규모다.
주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미국에 체류 중인 한국인 F-1 비자 소지자는 1만1천861명, 동반 가족(F-2)은 1천347명이다. J-1 비자 교환방문자는 7천985명, 가족은 3천180명이며, I비자 소지자는 349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규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강경 이민정책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행정부는 불법체류자 단속과 추방을 강화하는 한편 전문직 비자 수수료 인상 등 합법적인 체류 절차에 대해서도 심사를 강화하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