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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장 흐름 '외면'한 주택정책...지난 1년의 '공급 청구서'

 

【 청년일보 】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입주 물량 부족으로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1년간 서울 지역 주택 일반분양 실적이 5천호 수준에 그치며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과거의 가격 통제 중심 규제 기조와 최근의 거시경제 악재가 수년의 시차를 두고 시장에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진단이다. 인위적인 시장 개입이 민간의 주택 공급망 위축을 가속화했다는 평이 지배적인 만큼, 단기적인 처방을 지양하고 건설 경기 정상화와 지역 분산 등 구조적인 수급 안정 대책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파트 공급은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부지 매입부터 인허가, 설계, 착공을 거쳐 입주에 이르기까지 최소 3년에서 5년 이상의 긴 물리적 시간이 소요된다. 국토교통부의 주택 분양 실적 통계는 이러한 공급의 비탄력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최근 1년 동안 전국의 주택 분양은 총 16만1천936호가 이루어졌으나, 월별 공급량은 2026년 1월 3천735호에서 같은 해 4월 2만7천580호로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부동산 시장의 호황과 불황 주기에 더해 고금리 장기화, 공사비 폭등, 프로젝트파이낸싱 경색 등이 맞물리며 주택 공급망의 예측 불가능성을 키운 연유다.

 

정부는 거시적 공급 공급량이 충분하다고 공언하지만, 이는 현장의 온도 차를 가리는 '통계의 착시'라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기간 수요가 가장 밀집한 서울의 누적 분양은 5천150호로, 전국 분양 물량의 약 3.2% 수준에 그쳤다.

 

수요와 공급의 치명적인 지역적 미스매치를 외면한 채 총량 수치만 늘어놓는 공급 짜 맞추기로는 시장의 뿌리 깊은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월별 공급량이 수천 호 수준에서 수만 호 수준으로 널을 뛰는 현상은 주택 공급이 정부가 스위치를 켜고 끌 수 있는 조립 공정이 아님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민간 건설사는 행정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이 아닌, 철저히 수익성과 자금 조달 가능성이라는 신호에 반응하는 이성적 경제 주체다. 분양가상한제나 무리한 금융 규제로 가격을 직접 통제하려 들면, 민간은 공급의 씨앗이라 할 수 있는 착공 자체를 멈춰 세우며 소극적 저항을 선택한다.

 

결국 현재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직면한 가격 불안과 공급 가뭄은, 과거의 섣부른 규제 기조와 최근의 거시경제 악재들이 몇 년의 시차를 두고 시장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인위적으로 수요의 물길을 막아 세우고 공급의 통로를 좁혔던 규제의 부작용이 주택 공급망 위축이라는 청구서가 되어 돌아온 양상이다. 시장의 순리와 유기적인 수급 조절 메커니즘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 가격을 직접 억누르려는 처방은 장기적으로 더 큰 시장 왜곡을 부르기 쉽다.

 

정부가 전념해야 할 역할은 단기 처방전 마련이 아닌 주택 시장의 기초 체력 강화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얼어붙은 건설 경기 여건을 조속히 개선해 민간 공급의 숨통을 틔워주는 조치가 시급하다.

 

이와 함께 수도권에 쏠린 주거 수요 자체를 완화할 수 있도록 지방 분산 정책을 묵묵히 추진해야 한다. 주거 안정은 단기적인 통제책이 아닌, 시장의 순리를 존중하고 호흡이 긴 정책 기조를 우직하게 유지할 때 비로소 달성될 수 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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