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반도체용 초고순도 화학물질인 전구체를 오염으로부터 안전하게 보관·이송하는 특수 용기 캐니스터(Canister)와 전구체를 기화시켜 공정 장비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기화기(Vaporizer)는 반도체 공정에서 필수적인 부품이다.
국내에서 이 분야의 가장 선도적인 주자는 지오엘리먼트다. 지오엘리먼트를 지휘하고 있는 신현국 회장은 지난 1994년 국내 최초로 ALD(원자층증착)·CVD(화학기상증착)용 초고순도 전구체 제조기업으로 유피케미칼을 설립한데 이어 이를 담고 공급하는 핵심 부품을 만드는 지오엘리먼트를 2005년 창업해 2021년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까지 완료하는 등 이 분야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신현국 회장은 "케미칼(Chemical·화학 물질)을 이해해야 그 특성에 맞는 캐니스터를 디자인(설계)할 수 있다"며 반도체 산업에서 화학의 중요성을 말했다. 화학과 반도체 공정을 함께 이해하는 융합적 역량이 지오엘리먼트 기술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그는 "반도체 기술이 발전할수록 새로운 재료의 중요성이 커진다"며 "그 재료를 이해하는 분야가 바로 화학"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신 회장의 선구안에는 학문적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1988년부터 1991년까지 미국 뉴멕시코대학교에서 재료화학 분야의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당시 연구 주제는 반도체 ALD·CVD 공정용 화학물질 개발이었다고 한다.
재료화학과 반도체 공정 원리를 이야기할 때 신 회장은 학생에게 지식을 설명해주는 선생님처럼 즐겁고 편안해 보였다. 이어 경영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한층 진중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자신의 철학을 설명했다.
◆ "소재 국산화 넘어 부품까지"…국내 시장에 지오엘리먼트를 선보이다.
지난 1994년 설립한 유피케미칼은 ALD·CVD 공정에 사용되는 초고순도 전구체를 국내 최초로 양산했다. 하지만 당시 이를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반도체 장비까지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전용 용기와 부품은 대부분 해외 기업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소재를 개발하면서 이를 안전하게 담고 공급할 수 있는 초고순도 보관 용기와 부품 전문기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며 "이를 계기로 지오엘리먼트를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술력만으로 시장의 벽을 넘을수만은 없었다. 당시 국내 반도체 공정은 해외 장비와 해외 부품을 함께 사용하는 구조였기에 이미 검증된 글로벌 기업 제품을 국산으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검증 과정과 시장의 신뢰 확보가 필수적이었다.
신 회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 기술을 IP로 보호하는 상황에서 국산 제품이 검증 기회를 얻기는 쉽지 않았다"며 "오랜 기간 기술적 우수성을 설명하고 신뢰를 쌓아야 했다"고 회상했다.
◆ "케미칼의 이해, 캐니스터를 설계하는 출발점"…지오엘리먼트의 차별화 그리고 경쟁력 "승부"
신 회장이 기술을 설명하며 거듭 강조한 핵심은 전구체 공급의 '일정성'이었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전구체의 상태가 변하지 않도록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장비 내부에 공급하는 것이 중요했다. 공급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초미량의 불순물에 오염되거나 공기와 접촉해 변질되면 반도체 공정의 일정성과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반도체용 화학물질은 공기와 만나면 변형이 일어나고, 일부는 곧바로 불이 붙기도 한다"며 "케미칼의 특성을 이해해야 그에 맞게 캐니스터를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기계·금속 가공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화학과 반도체 공정을 함께 이해해야 가능한 기술이라는 의미다.
이러한 지식·기술의 융합은 지오엘리먼트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유피케미칼에서 축적한 전구체 개발 경험과 화학물질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물질의 특성에 최적화된 캐니스터와 이송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 차세대 '몰리브덴 시대' 준비..."향후 성장 동력이 될 것"
신 회장은 차세대 몰리브덴(Mo) ALD 공정에 사용될 특수 캐니스터와 공정 시스템을 회사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몰리브덴 고체 화합물은 약 150~160도로 가열해 승화시켜야 하고, 이 과정에서 물질이 분해되지 않도록 균일하게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특수 캐니스터와 시스템을 5년간 연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NAND 워드라인·DRAM 비트라인에는 텅스텐(W)이 사용되고 있지만, 반도체 미세화가 이어지면서 향후 몰리브덴 적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관련 기술 개발은 대부분 마무리됐으며, 양산라인 투입을 위한 막바지 튜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 추산에 따르면 향후 DRAM 및 NAND 공정에 적용 시 ALD 장비 약 200대 규모의 수요가 예상되며, 장비 1대당 약 6개의 캐니스터가 탑재되는 만큼 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이 거대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선제적인 투자와 함께 원천 특허(IP) 등록을 사전에 진행했다"며 "이르면 1년, 늦어도 2년 내에 본격적인 양산 공정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최근 관련 제품 판매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올해 몰리브덴 캐니스터를 3~4대 수준으로 공급할 계획이지만 앞으로 시장 확대와 함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Vaporizer(기화기) 시장 역시 차세대 핵심 아이템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최근 국내 유수 장비 기업들과의 활발한 협업 및 판매를 통해 시장 진입 및 기반 다지기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당사 매출의 다각화에 기여 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 AI 도입 "속도보다 효율"…"중소기업에 맞는 활용법 찾도록 노력해야"
최근 산업 전반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스마트팩토리 도입이 확산하고 있지만, 신 회장은 기술을 유행처럼 받아들이기보다 기업의 생산 구조와 경제성을 먼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오엘리먼트는 현재 연구개발(R&D) 고도화와 시장 동향 분석, 경영 효율화 등 정보와 지적 역량이 필요한 분야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제조 공정에 AI를 직접 적용하는 데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지오엘리먼트의 생산 구조가 동일한 제품을 대규모로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과 공정별 요구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소량으로 생산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AI를 제조 공정에 투입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대량생산 체계와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는 AI 도입 여건이 다르다"며 "다품종 소량생산에서는 데이터를 모으고 정제한 뒤 설비를 최적화하고 로봇까지 도입하는 비용이 현재의 수작업 생산 비용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스템의 도입·운영 비용이 이를 통해 얻는 생산 효율이나 경제적 효과보다 크다면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는 시점까지 도입을 기다릴 필요도 있다"며 "AI를 사용하지 말자는 의미가 아니라, 투자 효율을 고려해 적절한 시점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그는 현재 중소기업에 가장 유용한 AI 활용 분야로 정보와 지식의 탐색을 꼽았다. 과거에는 연구자가 직접 서적과 논문을 찾아봐야 했지만, 이제는 AI로 다양한 관점의 정보를 신속하게 취합해 경영과 연구개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오엘리먼트는 향후 제조 공정의 AI 전환에도 대비하고 있다. 공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정제하고 있으며, 준비가 완료된 공정부터 단계적으로 AI를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AI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관점과 정보를 빠르게 제공해 우리가 올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도울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이 같은 방식이 중소기업이 AI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국산화는 외산 대체가 아니다"…독자 기술 앞세워 '세계화'에 도전
신 회장은 지오엘리먼트의 경쟁력을 설명하면서 '국산화'라는 개념부터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국산화 기업의 장점으로는 해외 기업보다 빠른 납기와 사후 대응, 원활한 의사소통, 가격 경쟁력 등이 꼽힌다. 지오엘리먼트 역시 국내 고객사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신 회장은 이러한 강점만으로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미 글로벌 기업의 장비와 부품이 표준으로 자리 잡은 반도체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검증 기회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반도체 산업에서는 단순히 국내에서 제품을 만들었다고 해서 사용해주지 않는다"며 "기존 제품과 대등한 수준을 넘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성능과 차별화된 선도 기술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오엘리먼트가 추구하는 국산화 역시 외산 제품을 그대로 모방하거나 대체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전구체의 화학적 특성과 반도체 공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외 경쟁사와 대등하거나 그보다 앞선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신 회장은 "빠르게 공급하고 한국어로 소통하는 것은 이제 국산화 기업만의 결정적인 강점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반도체 분야의 국산화는 대체가 아니라 선도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국내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들은 국산화를 넘어 세계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며 "지오엘리먼트 역시 그 가운데 하나가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 "오늘의 매출이 앞으로의 최저점"...불황기에도 R&D 지속
지오엘리먼트는 반도체 업황의 변동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25년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이 다소 둔화됐지만,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은(연결기준) 전년 동기 대비 172.9% 급증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수익성 둔화의 주된 배경으로 계열사 지오어플라이언스의 실적 부진을 꼽았다. 올해 들어 지오어플라이언스는 흑자 전환했으며, 향후에도 안정적인 수익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 회장은 반도체 사이클과 관계없이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에 투자를 지속한 점을 지오엘리먼트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는 "불황이라고 해서 연구개발을 멈추면 업황이 회복됐을 때 시장을 선점할 수 없다"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도 R&D를 이어가며 선도 기술을 확보했고, 제품 신뢰도를 높여 고객 기반을 꾸준히 넓혀왔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불황기에도 고객 기반을 유지하고, 호황기에는 신제품과 신규 고객을 바탕으로 성장 기회를 확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신 회장은 "항상 오늘과 올해의 매출이 앞으로 기록할 매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생각으로 영업과 기술개발에 임한다"며 "최근 반도체 업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더 큰 매출 성장과 수익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1년 내 신규 투자 확대 가능성"…인수합병(M&A) 통한 사업 생태계 확장
신 회장은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신규 사업 진출과 인수합병(M&A), 지분 투자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오엘리먼트가 검토하는 투자 방향은 기존 캐니스터와 레벨센서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차세대 고체 전구체용 캐니스터(솔리드 캐니스터) 시장과 연계할 수 있는 사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 회장은 "지오엘리먼트를 운영하다 보면 기존 제품의 성능과 정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또 다른 기술과 산업이 보인다"며 "관련 분야로 직접 진출하거나 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1년 안에 신규 사업 확장이나 M&A, 해외 진출을 위한 투자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는 구체적인 대상이나 분야를 공개하기 이른 단계지만 반도체와 특수산업 전반을 폭넓게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4년 인수한 지오어플라이언스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지오어플라이언스는 가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회사는 향후 솔리드 캐니스터 사업을 비롯한 반도체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인수를 진행했다.
특히 향후 솔리드 캐니스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 양사의 사업적·기술적 연계성도 커질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신 회장은 "다른 산업에서 이미 사용되는 기술이라도 반도체에 적용하려면 훨씬 높은 수준의 정밀도와 재현성이 필요하다"며 "관련 기술을 반도체 수준으로 고도화해 캐니스터를 중심으로 한 사업 생태계를 확고하게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대기업과 보상 격차 확대…스톡옵션 통한 미래가치 공유로 인재 확보
반도체 산업의 인력난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진단했다. 최근 일부 대형 반도체 기업들이 높은 연봉과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중소 반도체 기업과의 보상 격차가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과거에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인력의 기술력이나 지적 수준에 큰 차이가 없었고, 중소기업의 보상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았다"며 "그러나 최근 대기업과의 보상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면서 중소기업 직원들이 상대적인 공허함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오엘리먼트는 반도체 중소기업 가운데 비교적 경쟁력 있는 급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일부 대기업이 제공하는 절대적인 보상 수준을 단기간에 따라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신 회장의 판단이다.
이에 회사는 기존 핵심 인력이 신입사원을 직접 교육해 전문 인재로 성장시키는 내부 육성 방식을 택하고 있다. 반드시 동일한 전공자만 선발하기보다 인성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인재를 채용한 뒤, 장기간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전수하는 방식이다.
신 회장은 "대기업이 채용하려는 인재를 중소기업이 같은 조건으로 확보하기는 어렵다"며 "서로 다른 전공을 가진 사람이라도 기존 핵심 인력이 사명감을 가지고 훈련하면 반도체 분야의 우수한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보완책으로는 스톡옵션을 제시했다. 현재 지급할 수 있는 급여의 한계를 인정하되, 회사의 성장에 따른 미래가치를 임직원과 나누겠다는 취지다.
그는 "중소기업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스톡옵션 등을 통해 미래가치를 구성원과 공유해야 한다"며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도 회사의 성장 결실을 함께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을 위한 산업계 전반의 고민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신 회장은 "중소기업 역시 대기업의 성장과 함께 발전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성장의 폭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르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사회와 산업계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성과 온기 갖춘 부친과 같은 경영자"...좋은 인성과 포용 "따뜻한 조직 만들겠다"
신 회장이 임직원에게 가장 중요하게 요구하는 것은 전문성과 인성이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반도체 부품·소재 산업에서는 끊임없이 학습하고 지식을 쌓는 자세가 필요하지만, 지적 역량만으로 건강한 조직을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 그의 경영 철학이다.
그는 "채용할 때 기본적인 지식과 전문성을 보지만, 무엇보다 인성이 좋은 사람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전문성을 갖춘 구성원들이 서로를 포용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따뜻한 조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오엘리먼트와 계열사 전체 임직원은 약 220명 규모다. 신 회장은 직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식사를 제안하는 등 구성원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가족 같은 회사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지만, 오히려 지금과 같은 시대에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기업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경영자와 직원이 단순히 급여를 주고받는 관계를 넘어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중소기업이 가진 보상의 한계도 일정 부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스스로 그리고 있는 경영자의 모습은 '지성이 넘치는 아버지'다.
그는 "회사의 오너라면 구성원에게 아버지 같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마냥 감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부분은 가르치고, 동시에 직원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지성과 따뜻함을 갖춘 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지오엘리먼트와 신 회장이 설립했던 유피케미칼에는 창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장기간 근무한 직원들이 적지 않다.
신 회장은 "중소기업임에도 입사 초기부터 오랫동안 회사를 떠나지 않고 함께한 직원들이 많다"며 "가족 같은 마음과 신뢰가 구성원들에게 어느 정도 전달됐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경영철학의 한축, 장학금으로 시작된 '기부'…"나눔의 기쁨이 또 다른 나눔으로"
신 회장의 기부 철학에는 선친에게서 받은 가르침과 유학 시절 장학금 수혜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그의 선친은 생전에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이라는 글귀를 남겼다. 신 회장은 이 글을 '덕을 베풀며 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며 삶의 좌우명으로 삼아왔다.
신 회장은 미국 뉴멕시코대에서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받은 덕분에 경제적인 부담 없이 연구에 집중했고, 무사히 학위를 수여받을 수 있었다.
그는 "당시에는 장학금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내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공부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깊이 느꼈다"고 회고했다.
학업을 마치고 국내로 오는 기내에서 유니세프 모금 봉투 안에 자신이 지닌 동전과 지폐를 기쁘게 넣은 것이 그의 첫 기부였다.
신 회장은 "큰돈은 아니었지만 기부하고 나니 기분이 무척 좋았다"며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도 나중에 돈을 많이 벌게 되면 다른 사람을 위해 기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2022년 모교 중앙대학교에 총동문회장으로 취임해 2026년까지 4년간 봉사했고, 뉴멕시코대·중앙대를 비롯해 초·중·고교 등 여러 기관에 장학금과 시설 지원금을 기부해왔다. 특히 뉴멕시코대학에는 자신이 유학 기간 받은 지원금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10만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기부 대상도 장학금에만 국한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이용할 도서를 마련하거나 교육시설을 건립하는 데 자금을 보탰고, 한국공학한림원 활동 등을 통해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재능기부에도 참여하고 있다.
신 회장은 "처음부터 받은 것을 반드시 돌려줘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며 "우연히 기부를 해보니 기뻤고, 그 기쁨을 느낀 사람이 한 명, 두 명 더 생긴다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전적이든 재능 기부이든, 나의 기부가 누군가 혹은 특정 분야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그들의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며 "나아가 그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누군가가 훗날 또 다른 기부자가 되는 선순환(Cycle)으로 이어진다면 더욱 의미가 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대담 강필수 부장 / 글·정리 김주미 기자 / 사진 맹봉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