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정권 교체나 단기 경기 변동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지속 가능한 부동산 세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부동산 세제를 단기적인 시장 조절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태를 멈추고, 과세 기준을 보유 주택 수가 아닌 자산 가치인 '담세력' 중심으로 개편해 매물 잠김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염태영·차규근 의원과 주거공익법제포럼, 재단법인 동천, 재단법인 한마음재단은 전날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부동산 세제 개혁의 방향과 과제: 조세정의, 형평성, 지속가능한 주거를 위하여' 토론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현행 부동산 세제의 비체계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비판하며 장기적인 원칙 확립을 촉구했다.
이날 발제와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은 과세 기준의 근본적인 전환을 당부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과세 목적이 투기수요 억제와 조세형평이라면 기준은 '주택 수'가 아니라 '담세력'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전문위원은 "2025년 하반기 이후 서울 매물은 고점 대비 35% 줄어 '재잠김' 신호가 뚜렷하다"며 "'몇 채를 보유했는가'에서 '얼마의 자산을 보유했는가'로 과세 기준을 전환해 매물이 흐르는 시장을 만드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의 갈아타기, 고령층의 다운사이징, 지방 이전은 시장에 기존 주택을 공급하는 긍정적인 주거 이동"이라며 "이러한 (주거) 이동에는 취득세 등 세제와 금융 측면에서 합리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행 세제 구조가 지닌 누더기 규제와 불안정성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동식 경북대 교수는 "부동산 세제는 취득, 보유, 양도 단계의 다양한 세목으로 구성된다"며 "부동산 세제 전체가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체계적으로 움직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법 개정이 급박하게 이뤄지면서 미숙한 형태로 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실규제를 받는 다주택자들은 전문가 도움을 받아 다 피해간다"며 "엉뚱한 서민들이 유탄을 맞아 피해받는 사례들이 많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세제가 아무리 정책적인 수단이더라도 납세자를 강제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경험을 보면, 세제 정책이 납세자들을 제압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소 1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는 세제를 마련하고, 억울한 납세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을 조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 역시 예측 가능성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박 교수는 "정권 교체와 경기 변동에 따라 반복적으로 전환돼 왔다"며 "장기 제도가 아닌 경기 대응 수단으로 활용돼 예측 가능성과 신뢰가 약화"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보유세가 단기 경기 대응 및 정치적 수단으로 쓰일수록 제도 신뢰가 훼손된다"며 "재산세를 중심세목으로 (보유세를) 재구성하고, 종합부동산세는 보완적·보조적 기능으로 재위치"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부동산 세제가 단기적인 시장 조절의 수단으로 반복적으로 변경돼서 안 된다는 문제 의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세제 개혁의 출발점은 부동산 정책과 조세 정책을 구분하는 데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석천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은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에게 '정책 기조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며 "직관적 판단과 정치적 수사에만 의존하지 말고 과학적 시스템의 영역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차규근 의원은 "세제는 시장을 안정시키는 수단이 아닌, 정권마다 꺼내 드는 응급처방으로 소비됐고, 피해는 투기와 거리가 먼 납세자들에게 돌아갔다"며 "납세자가 이해할 수 있는 일관된 원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