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대한민국이 노인 인구 비율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혼자 사는 고령층의 사회적 고립이 주요한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독거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혼자 사는 노인이 겪는 가장 큰 고통은 경제적 빈곤(40.2%)보다 외부와의 접촉이 완전히 차단되면서 느끼는 '극심한 외로움과 고립감(45.1%)'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65세 이상 노인 중 자녀와 함께 사는 비율은 10.3%에 불과한 반면, 홀로 사는 노인의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들 중 18.3%가 일상적인 돌봄 공백을 호소하고 있어, 부양 체계 변화에 따른 사각지대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르신들이 호소하는 외로움과 단절감은 일상 속 경제적 결핍과 디지털 소외가 겹치면서 사회적 고립을 한층 더 심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현재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39.7%로 OECD 평균인 14.8%의 2.7배에 달해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75세 이상 후기 고령층으로 진입하면 이 비율은 54.0%로 급증해 노인 두 명 중 한 명은 당장의 생활비와 의료비 마련조차 버거워진다. 여기에 무인 단말기(키오스크)나 모바일·인터넷 기기 조작에 서툰 어르신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정부 지원금조차 제대로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당사자가 직접 복잡한 서류를 갖춰 증명해야 혜택을 주는 기존의 '신청주의' 복지 행정이 정보 취약계층을 사각지대로 내모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제적 빈곤과 복지 제도의 한계 속에서 세상과 소통할 통로를 잃은 어르신들은 점차 극단적인 사회적 단절 상태에 빠지게 되며, 이는 아무도 모르게 홀로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라는 비극으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로 이처럼 사회와 단절된 이들의 실태는 보건복지부 고독사 실태조사가 밝힌 연간 3천924명이라는 통계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이들 중 혼자 숨을 거둔 뒤 시신이 부패하기 시작한 시점에 집주인이나 이웃에 의해 뒤늦게 발견되는 '제3자 발견 비율'이 전체 고독사의 43.1%에 달해 우리 사회의 단절을 보여주며, 유가족이 시신 인도를 거부해 무연고 사망자로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사례도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비극을 예방하기 위해 해외 주요국들은 일찍이 고립을 공적 영역으로 규정하고 정부 주도의 정교한 예방 제도를 가동하고 있다. 영국은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 담당 장관'을 신설하고, 고립된 노인들을 지역 인프라와 연결해 주는 '사회적 처방 링크워커' 제도를 통해 정서적 소외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초고령 사회를 먼저 겪은 일본 역시 '고독·고립대책담당실'을 세우고 고령층의 일상적인 교류를 체계적으로 돕는 '케어매니저' 제도를 표준화하여 지역 밀착형 돌봄을 정착시켰다.
반면 우리나라는 위기가 발생한 이후에야 개입하거나 시신을 수습하는 사후 대책 수준에 머물러 있어, 날로 증가하는 고립 노인을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선진 사례들을 교훈 삼아 우리 복지 제도의 틀을 사후 수습에서 '사전 예방'과 '사회적 연결'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먼저, 단전·단수 정보나 공공요금 체납 등 정부의 행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계하여 고위험 1인 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방문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이와 동시에 동네마다 주민들이 서로의 안부를 자연스럽게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지역 밀착형 대면 돌봄 인프라를 전폭적으로 넓혀, 고립된 노인들이 사회적 유대감을 회복하고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박지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