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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창고 화재 "쿠팡만의 문제(?)"...최근 5년간 창고 화재건수 "7천300여건"

쿠팡·CJ대한통운·한진 등 AI·전담조직 구축에도 화재는 반복
창고 화재 최근 5년간 7천353건…재산피해 1조4천억원 넘어
전문가 "구조적 취약성·현장 안전관리·예방 투자 강화 시급"

 

【 청년일보 】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주요 물류업체들의 화재 대응 체계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 전담 조직과 안전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물류센 화재가 반복되는 원인은 건물 구조와 현장 안전관리, 초동 대응 등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며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인천시 서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 6층에서 시작된 불은 발화 이후 약 110시간이 지나서야 진화됐다.

 

이 물류센터는 지하 1층~지상 8층, 연면적 29만9천300여㎡ 규모다. 한 층당 10m 높이에 1.3m 간격으로 선반 3개를 쌓아 올려 물건을 보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은 2021년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도 화재를 겪은 바 있다. 콘센트 전기 누전으로 시작된 불은 가연성 물질과 창고형 구조로 빠르게 번졌고, 완전 진화까지 약 130시간이 소요됐다. 업계는 쿠팡이 당시에도 약 5천억원의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덕평물류센터 화재 이후 소방 및 건축 관련 법령이 대폭 개정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스프링클러 살수 반경 확대, 지하층 및 무창층 소방 설비 보강 등의 내용이 담긴 법률이 시행됐다.

 

◆"통합 관리 체계·AI CCTV"…관리 시스템·규정은 '번듯'

 

주요 택배·물류업체들도 이 같은 법령에 따라 전담 안전 조직과 전담 부서를 운영하며 화재를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 사건의 당사자인 쿠팡은 별도의 환경·보건·안전(EHS) 조직을 통해 물류센 등의 화재를 관리하고 있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대 물류센터인 대구3센터에 소방시설을 법적 기준보다 강화해 마련하는 한편, 양산물류센터에서는 대피 전용 비상 출입구를 설치하는 등 화재 발생과 발생 시 피해 최소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쿠팡은 2021년 국내 주요 통신사와 함께 플랫폼 기반의 소방안전 디지털 혁신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전국 각지의 화재수신기 정보를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했다.

 

G마켓은 정기적인 위험성 평가를 통해 작업장 내 위험요인을 지속적으로 발굴, 개선하고 작업환경 변화가 있을 경우 재평가를 실시하는 등 관리 운영 중이다.

 

또한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대상으로 전동지게차 배터리 안전점검, 냉방설비 화재예방 점검 등 기획 점검을 운영하는 등 화재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위험물 관리 영역에 대해서도 별도의 관리체계도 운영 중이다. 판매 상품 중 위험물안전관리법 적용 대상 제품은 일반 상품과 구분하여 별도의 보관 및 관리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있으며, 법적 기준에 맞춰 보관량과 보관시설을 지속적으로 관리 중이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등 주요 이커머스 업체의 택배 물류를 전담하는 CJ대한통운은 안전경영실을 통해 화재 및 안전사고를 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물류센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원인별 안전기준을 수립하고 가이드를 제작·배포하고 있으며, 안전경영실 조직이 사업장을 정기 방문해 점검과 부적합 사항을 도출·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본사 내 EHS 상황실을 설치하고 주요 거점 센터에는 인공지능(AI) CCTV를 설치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이상 전류의 흐름을 파악해 전원을 차단하는 아크차단기를 선제적으로 도입 중이다.

 

11번가의 택배 물류를 전담하는 한진택배의 경우 물류센터와 터미널 등 전국 200여 개 주요 물류 거점을 대상으로 전문 업체를 통한 정기 소방점검을 실시하며 화재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화재 사고에 따라 전 물류 거점을 대상으로 자체 소방점검에 나섰다. 한진은 운영 중인 모든 물류센터의 스프링클러 설비 현황을 긴급 점검하는 한편, 전기 시설물 이상 여부 확인을 비롯해 실내 주요 화재 위험 요인에 대한 현장 주의 지침도 전달했다.

 

다만 주요 이커머스·택배·물류업체들은 화재 예방 관련 예산 및 비용 공개를 거부했다.

 

 

◆방지 시스템에도 화재 발생 지속…근본 원인은 "수동적 안전 규정·예산"

 

다만 이 같은 주요 업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류센터 화재는 지속되고 있다.

 

실제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창고 화재는 총 7천353건에 이른다. 이로 인해 27명이 숨지고 282명이 다쳤으며 재산피해는 1조4천558억원에 달한다.

 

연도별 화재 건수는 2021년 1천393건, 2022년 1천434건, 2023년 1천184건, 2024년 1천231건, 2025년 1천352건으로 매년 1천건 이상 발생했고, 올 상반기에도 759건이 발생해 예년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류센터 화재가 반복되는 이유로 ▲건물 특수성에 따른 구조적 취약성 ▲미진한 초동 대응과 안전 규정 ▲물동량 대비 부족한 안전관리 비용 등을 거론하고 있다.

 

먼저 물류센터의 구조와 특성상 근본적으로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물류센터 화재가 일반 건축물보다 위험한 이유는 건물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라며 "물류센터 내부에는 종이상자, 비닐포장재, 플라스틱 제품, 섬유류 등 다량의 가연물이 있고, 이를 선반에 층층이 적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화재가 발생하면 불길이 선반을 따라 수직과 수평으로 동시에 확산되며 빠른 속도로 번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물류센는 층고가 높고 선반 사이 통로가 좁아 소방대원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라며 "불길이 선반 내부에서 발생하면 적재물이 물을 차단해 화점까지 충분한 방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물류센터의 실무 현장 고충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 업체 측의 일방적인 화재 방지 규정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화재 발생 시 초동 대응 역량 역시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현재 물류센터 안전관리 체계는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현장의 적재 방식과 작업 동선, 물동량 변화까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현장에서 지킬 수 있는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시설의 설치·유지·관리 역량은 일정 수준으로 올라왔지만 방재팀의 초동 대응 능력과 건물의 화재 예방 관리 능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기계적·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 비율이 높은 만큼 건물의 전기 점검, 설비 점검 등 화재 요인이 될 수 있는 사항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증가하는 물동량 대비 부족한 화재 관리 예산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25년 총 택배 물량은 64억1천만개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대비 7.75% 증가한 수치다. 물동량 증가율은 2022년 16.0%, 2023년 22.5% 등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해왔다.

 

이처럼 풀필먼트 산업 성장에 따른 물동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화재 예방을 위한 예산은 여전히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물류센터는 물동량이 늘어날수록 화재 위험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는 시설인 만큼 안전관리 투자도 이에 맞춰 확대돼야 한다"며 "소방설비를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후 설비 교체, 전기 안전관리, 상시 점검과 교육 등에 충분한 예산을 투입해야 화재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안전관리 비용을 단순한 비용이 아닌 필수 투자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사고가 발생한 뒤 복구와 보상에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예방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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