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증시 활황에 힘입어 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주식 거래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와 자산관리(WM), 금융상품 판매 호조가 맞물리면서 순이익은 1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증권 계열사의 실적 기여도가 확대되면서 은행 중심이었던 금융지주의 수익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번 실적 개선이 증시 호황 효과에 크게 기대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거래대금 감소와 시장 변동성 확대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1조6천71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약 7천200억원 수준이었던 순이익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올해 상반기 증권사 실적 개선을 이끈 공통 요인은 주식시장 활황이었다. 국내외 주식 거래가 증가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늘었고, 개인 투자자 자금 유입으로 WM 부문도 성장세를 보였다. 금융상품 판매와 자본시장 부문 역시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KB증권은 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실적을 기록했다.
KB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8천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3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537억원, 세전이익은 1조8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했다.
KB금융 내 순이익 기여도도 크게 높아졌다. 상반기 기준 기여도는 20.5%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7% 대비 9.9%포인트 상승했다.
WM 부문에서는 증시 상승세 속에서 개인 고객 자산 유입이 이어지며 개인 고객 운용자산(AUM)이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자본시장 부문에서도 메자닌 투자 수익과 주식·전략자산 관련 수익이 확대됐다. 홀세일 부문 역시 국내 기관주식 시장점유율 확대와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수익 증가에 힘입어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상반기 실적 개선 폭이 컸다.
신한투자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천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1% 증가했다. 금융지주 내 순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 8.5%에서 올해 16.8%로 확대됐다.
국내외 주식 거래 증가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고, 펀드와 신탁 등 금융상품 판매 수익도 늘었다. 다만 기업금융(IB) 수수료는 7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2% 감소해 리테일 부문과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하나증권 역시 상반기 당기순이익 2천731억원, 영업이익 3천453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5.7%, 190.6% 증가했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와 금융상품 판매 호조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수수료 이익은 두 배 이상 증가했고 WM과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도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우리투자증권은 절대적인 이익 규모에서는 다른 증권사보다 작았지만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우리투자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9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 이후 IB 사업 확대 효과가 반영되면서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했다. IB 등을 포함한 수수료 수익도 206% 늘었다.
전체 이익에서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43%에서 올해 58%로 상승하며 사업 구조 다변화 성과를 보였다.
이번 실적은 금융지주 내에서 증권 계열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은행 중심이었던 금융지주의 수익 구조에서 증권사가 비은행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호황으로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WM 수익도 크게 증가하면서 증권사의 실적과 그룹 내 기여도가 함께 확대됐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 신중한 분위기다. 상반기 실적 성장을 이끈 거래대금 증가세가 둔화될 경우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 활황의 영향이 컸다”며 “향후에는 WM, IB, 자본시장 등 비브로커리지 부문의 경쟁력이 실적 지속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정책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매크로 불확실성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방향 변화에 따라 시장 변동성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성 신한투자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국내 주식 거래대금이 지난해 말 이후 상반기까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6월 말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시장 조정이 이어지면서 거래대금이 1분기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2분기 수준의 브로커리지 수익 성장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를 반영해 ELS 등 금융상품 판매가 늘고 있어 일정 부분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주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