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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디지털 소외와 고령층의 건강 형평성

 

【 청년일보 】 스마트워치가 실시간으로 생체 신호를 분석하고 모바일 앱을 통한 비대면 진료가 일상화되는 등 오늘날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며 보건의료계의 패러다임을 예방과 일상 관리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시키고 있다. 첨단 기술이 중심이 된 의료 혁신은 우리 삶을 한층 더 편리하게 만드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화려한 기술의 이면에는 의료 서비스가 가장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디지털 장벽 앞에 멈춰 선 지역사회 고령 취약계층이 존재한다. 복잡한 스마트폰 본인 인증 절차와 낯선 UI는 어르신들의 기술적 접근성을 철저히 가로막고 있으며, 이는 과거의 지리적·경제적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의료 접근성 격차를 만들어내고 있다.

 

보건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제 디지털 문해력은 단순히 정보 습득이나 개인 교양의 문제를 넘어섰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최저 수준인 70%대에 머무르고 있으며, 앱을 다운로드하고 활용하는 역량은 그보다 훨씬 낮다. 이는 디지털 활용 능력이 개인의 건강 수준과 생명을 직접적으로 좌우하는 새로운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독거노인이 스스로 스마트폰 앱을 켜서 혈당과 혈압을 기록하고 이를 보건소 시스템과 연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예방과 일상 관리를 중심으로 설계된 스마트 헬스케어의 혜택에서 배제된 고령층은 만성질환을 제때 관리하지 못해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된 이후에야 병원 응급실을 찾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모두의 복지를 증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의 건강 형평성을 위협하고 있는 역설적인 현실이다.

 

아무리 정부와 기업이 획기적인 디지털 보건 정책을 도입하고 대규모 시범 사업을 펼치더라도 소외계층의 가정에 직접 찾아가 스마트 기기 활용 방법을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지원하는 사람의 손길이 없다면 첨단 기술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모니터 너머의 차가운 인터페이스가 독거노인의 외로움과 건강 불안을 온전히 달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중앙의료봉사회와 같은 청년들의 현장 활동은 단순한 물품 전달이나 의료 봉사를 넘어선 중대한 사회적 의의를 지닌다. 청년들은 소외된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기술의 사용법을 안내하며, 거대한 기술적 장벽과 취약계층을 사회적 연대로 끈끈하게 이어주는 필수적인 인적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결국 공중보건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최후의 보루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전달하는 인간의 따뜻한 연결인 셈이다.

 

따라서 향후 보건의료 정책은 단순히 기술의 고도화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포용적인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고령층의 인지적 특성을 반영한 '배리어 프리 디지털 보건 UI' 설계의 표준화와 의무화가 시급하며, 지역사회 중심의 실질적인 디지털 건강 교육 인프라가 촘촘하게 확충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가장 취약하고 소외된 이들까지 단 한 사람도 낙오시키지 않고 따뜻하게 포용할 수 있는 기술만이 진정한 의료 혁신이라 부를 수 있다. 소외된 이들의 로그인을 도우며 현장을 누비는 이들의 시선이 우리 사회 공중보건의 미래를 더욱 건강하고 형평성 있게 만드는 나침반이 되기를 기대한다.
 


【 청년서포터즈 9기 백해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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