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방의 한 중소도시에 사는 주민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기 위해 인근 대도시까지 이동하는 일은 이제 낯설지 않다. 지역 의료원에 해당 진료과 전문의가 없거나, 진료 인원이 제한돼 접수가 조기에 마감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에서는 특정 진료과 운영이 중단되거나 의료서비스 제공이 불안정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지역 의료 공백은 일부 지역의 불편을 넘어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가 됐다.
◆ 인력 쏠림과 인구 감소가 만든 지역 의료의 그늘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의료 인력의 수도권 집중이다. 전문의들은 근무 환경과 연구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수도권이나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반면, 지방 의료기관은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린다. 여기에 지역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겹치면서 의료 수요는 늘어나는데 이를 감당할 인력은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담당 의료 인력이 퇴사하면서 재택의료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거나 정상적인 운영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는 시설을 마련하거나 센터를 지정하는 것만으로는 지역 의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 '지역필수의료법',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도 제도 개선에 나섰다. 지난 3월 ‘지역필수의료법’이 제정됐고, 최근에는 법 시행을 위한 시행령·시행규칙 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제정안에는 진료권별 필수의료 협력체계 구축, 거점의료기관과 전문센터 지정, 지역 의료 실태조사와 성과평가 체계 마련 등이 담겼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의료를 함께 관리하고 지원할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재택의료센터 확대와 의료취약지역 지원도 지역 돌봄 정책과 연계해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사례가 보여주듯,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시설과 기관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관건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근무할 의료 인력을 어떻게 확보하고 정착시킬 것인가다. 결국 지역 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것은 의료기관의 수가 아니라, 그 안에서 꾸준히 일할 사람이다.
◆ 청년 세대도 함께 고민해야 할 지역 의료
지역 의료 공백은 어느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다. 정부의 제도 개선과 의료기관의 노력뿐 아니라, 의료 인력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
청년 세대에게도 이 문제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지금 지방에서 벌어지는 의료 공백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속에서 우리가 부모 세대를 부양하거나, 언젠가 스스로 겪게 될 가까운 미래의 문제다. 지역필수의료법 하위 법령이 마련되는 지금은 제도의 출발점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법 제정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지역 주민의 삶을 실제로 바꾸는 실효성 있는 제도로 자리 잡는 일이다. 청년 세대 역시 지역 의료를 남 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과제로 인식하고,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정희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