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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늘리고, 승진까지"…HD현대·한화그룹, 3세 승계 '속도전'

HD현대 2대 주주 오른 정기선 회장…그룹 지배력 다지기 '속도'
김동관 수석부회장, 실질 지분 22.16%…3세 경영 체제 공고화

 

【 청년일보 】 1980년대생 오너 3세인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분 확보와 승진을 발판 삼아 승계 작업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부친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으로부터 그룹 지주사 지분을 증여받으며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4일 정 이사장이 정 회장에게 HD현대 주식 280만주를 증여한다고 공시했다. 이날 HD현대 종가는 20만8천500원으로, 증여 대상 주식 280만주의 가치를 종가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5천838억원에 달한다. 주식 증여 예정일은 내달 3일이다.

 

증여가 완료되면 정 회장의 보유 주식은 기존 483만7천985주에서 763만7천985주로 늘어나며, 지분율 역시 6.12%에서 9.67%로 확대된다. 이에 지분율 7.12%를 보유한 국민연금을 제치고 정 이사장에 이어 HD현대 2대 주주가 된다. 정 이사장의 지분율은 26.6%에서 23.05%로 줄어들지만 최대주주 지위는 그대로 유지한다.

 

정 이사장의 대규모 재산 증여는 이번이 세 번째다. 정 이사장은 2018년 정 회장에게 3천억원을 현금 증여해, HD현대의 전신인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사들이도록 했다. 정 회장은 2024년에도 증여받은 자금으로 HD현대 주식 68만2천500주를 추가 매입하며 지분율을 6.12%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약 2년 만에 지분이 더 늘었다.

 

재계 내에선 이번 지분 증여로 HD현대의 3세 승계 작업은 사실상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그룹 지배력의 정점에 있는 지주사 지분을 정 회장이 확보하면서, 그간 추진해 온 승계 구도의 윤곽이 명확해졌다는 분석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수석부회장 역시 그룹 내 후계 구도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앞서 한화그룹은 주요 경영진 승진 및 일부 계열사 대표이사 내정 인사를 8월 1일자로 시행했다. 인사의 핵심은 김동관 부회장이 4년 만에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지배력을 명확히 한 점이다. 수석부회장직은 그룹의 중장기적 미래 전략을 발굴하는 핵심 보직인 만큼, 향후 그룹을 이끄는 리더십과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지분 확보 작업까지 사실상 완료되면서 승계 구도와 3세 경영 체제가 공고해졌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자신이 보유한 ㈜한화 지분 22.65% 가운데 4.86%를 김 수석부회장에게 증여했다. 차남인 김동원 부회장과 삼남 김동선 사장에겐 각각 3.23%를 넘겼다. 

 

이에 따라 올해 5월 기준 ㈜한화 지분은 한화에너지가 23.55%, 김 회장 12.04%, 김 수석부회장이 10.38%를 각각 보유 중인데, 한화에너지 지분 50%를 쥐고 있는 김 수석부회장의 실질 지분율은 22.16%까지 올라가게 된다.

 

이에 따라 올해 5월 기준 ㈜한화의 지분율은 한화에너지 23.55%, 김 회장 12.04%, 김 수석부회장 10.38%다. 특히 김 수석부회장이 한화에너지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실질적 ㈜한화 지분은 22.16%까지 늘어난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김 수석부회장의 직접 지분에 한화에너지를 통한 간접 지분까지 더하면 이미 김승연 회장보다 높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승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수석부회장 승진 역시 후계 구도 확립에 마침표를 찍은 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일각에선 두 리더가 단순히 오너 3세라는 타이틀에 의존하지 않고, 각자의 주력 사업에서 경영 역량과 실적을 입증해낸 점이 승계 작업에 한층 탄력을 붙이는 원동력이 됐다고 본다.

 

HD현대는 조선과 건설기계 등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6조9천59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상반기 대비 186.9% 증가한 실적을 달성했다.  

 

김 수석부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들 역시 호실적을 이어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 2조4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상반기(1조4천252억원) 대비 44.1% 증가했으며, 한화솔루션은 누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천323억원) 대비 201.5% 급증한 3천991억원으로 집계됐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 승계는 혈연만으로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 어려우며, 조선·기계와 방산·에너지 분야에서의 성과를 통해 경영 역량을 보여준 것이 지배구조 안정과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승계의 완성은 지분 확보보다 지속적인 실적과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이어가는 데 달려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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