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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환영' vs 라이더 '우려'…배민, 로봇배달 확대에 "우려반 기대반"

신규 배달로봇 '딜리' 투입…하반기 서비스 지역 확대
소비자는 배달 품질·편의성 향상 기대, 라이더는 일감 감소 우려
전문가 "기술 혁신과 라이더 상생 병행하는 점진적 도입 필요"

 

【 청년일보 】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신규 배달 로봇을 투입하며 로봇 배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비자들은 배달 품질과 서비스 편의성 향상을 기대하는 반면, 라이더들은 일감 감소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로봇 배달을 둘러싼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신규 배달 로봇 '딜리'를 현장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민은 과거부터 로봇 배달을 상용화하는 데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기업"이라며 "이번 신규 로봇 도입도 미래 배달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3일부터 투입되기 시작한 배달 로봇 딜리 신규 모델(딜리 X3-R 1.4)은 올해 7월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으로부터 신규 모델의 운행안전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신규 모델의 특징은 외관 소재 변화다. 기존 플라스틱보다 재활용성이 높은 발포 폴리프로필렌(EPP)으로 소재를 교체했다. EPP는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가벼우면서 열과 충격에 강하고 내구성이 우수하다.

 

이전 모델 대비 8%가량 무게가 줄면서 최대 속도가 빨라지고 주행 거리도 늘었다. 지능형로봇법상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 기준에 따르면 이전 모델은 100kg을 초과해 운행 속도가 시속 10㎞로 제한됐지만, 신규 모델은 100kg 이하로 최대 시속 15㎞까지 낼 수 있다. EPP 소재는 보온·보냉 기능이 뛰어나 상품 배달은 물론 향후 음식 배달에도 적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CPU, 카메라, 센서 등을 추가·보강해 인지 능력과 처리 속도를 높였다. 이를 통해 한층 향상된 자율주행 성능을 갖췄으며, 후방 카메라를 추가 설치해 차량 인식률도 높였다.

 

배민은 2018년부터 로봇 개발을 검토해왔다. 초기에는 직접 로봇을 만들지 않고 제3의 기업이 개발한 로봇을 활용해 캠퍼스와 아파트, 호텔, 공항 등 다양한 시설에서 시범 서비스를 운영했다.

 

이어 배민은 2021년 말 본격적인 로봇 개발을 위해 배달로봇 연구·개발·운영을 총괄하는 조직인 '로보틱스랩(LAB)'을 설립했다. 또한 2023년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첫 배달 로봇 '딜리'를 선보였다.

 

딜리는 2023년 10월부터 서울 테헤란로 로봇거리 조성 사업의 2단계인 실외 배달 서비스에 투입됐다. 이후 코엑스몰 인근 건물과 고덕 센트럴아이파크 등에서 입주민 대상 카페·티하우스 배달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2025년 2월부터는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서 배민B마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20여 대의 배달로봇이 반경 2km 이내 지역의 4천400여 개 건물을 대상으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민은 올해 하반기 서비스 지역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서비스 반경을 넓히고 운영 시간도 확대할 계획이며, 서울 내 새로운 지역에서도 로봇 배달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배민은 로봇 배달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라이더가 기피하는 배차나 라이더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배달을 대신 수행해 소비자에게 안정적인 배달 품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로봇은 날씨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기 때문에 우천이나 폭염 등 라이더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라이더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좁은 골목이나 고층 건물 등에서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민 관계자는 "로봇배달 기술로 배민 생태계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좋은 경험을 만들어주고자 한다"며 "고객에게는 언제 어디서든 안정적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라이더에게는 힘든 주문을 로봇이 대신 수행함으로써 선호하는 주문을 더 효율적으로 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배민의 로봇 배달 확대를 두고 소비자와 라이더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배달 품질 향상과 서비스 안정성 측면에서 로봇 배달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폭우와 폭염 등 기상 악화로 라이더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배달 가능 지역 확대와 주문 대기 시간 단축 등 서비스 편의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라이더들은 로봇 배달이 확대될 경우 장기적으로 일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는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향후 서비스 지역이 확대될 경우 단거리 배달 주문을 중심으로 라이더들의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라이더 노조 관계자는 "현재 로봇 배달은 전체 배달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적용 범위는 점차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달이 빨라지고 안정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라이더들에게는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배달 로봇의 역할이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라이더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도입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들은 로봇이 라이더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피 주문이나 악천후 상황을 보완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일감 감소 가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향후 로봇 배달이 확대될수록 소비자 편익과 라이더의 생계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정통한 한 학계 인사는 "국내 배달 시장은 인건비 부담과 배달 품질 경쟁이 동시에 심화되고 있어 자율주행 배달은 장기적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현재 기술 수준과 운영 환경을 고려하면 로봇이 라이더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특정 지역과 일부 배달 환경에서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단계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결국 시장이 평가하는 것은 로봇 도입 자체가 아니라 소비자의 편의성 향상과 운영 효율 개선, 라이더 생태계 유지라는 세 가지 과제를 얼마나 균형 있게 달성하느냐"며 "플랫폼이 기술 혁신과 상생을 함께 실현할 수 있는지가 향후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플랫폼 업계의 한 전문가는 "배달 로봇은 단순히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기존 배달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는 기술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악천후나 심야 시간대, 라이더들이 기피하는 배차 등을 로봇이 담당하고 일반 배달은 라이더가 수행하는 형태라면 소비자 만족도와 배달 품질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로봇 도입 속도만 높일 경우 라이더들의 일감 감소 우려가 커질 수 있는 만큼 플랫폼 기업들도 기술 투자와 함께 라이더 보호 방안, 새로운 역할 분담 체계를 함께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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