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현대자동차 노조가 투쟁 수위 조절을 위한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한다. 앞서 세 차례의 부분파업으로 매출 손실과 생산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일각에선 파업이 확대될 경우 하반기 주요 주력 신차 출시와 실적 반등에도 차질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하계휴가를 마친 뒤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소집한다. 노조는 이번 회의를 통해 파업 수위를 끌어올리고 투쟁 일수를 확대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총 9일간 부분파업을 단행했으며, 이로 인해 누적 가동 차질은 60시간에 달한다. 사측은 이번 파업으로 4만2천 대가 넘는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으며, 업계 안팎에서는 매출 손실을 1조1천200억원 규모로 보고 있다.
연이은 파업의 영향은 생산 지표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실제로 현대차의 지난달 국내 생산량은 13만7천449대로 전월보다 22% 급감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0.4%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판매 또한 전년 동월 대비 5.1% 줄어든 31만8천454대에 그쳤으며, 내수 판매 역시 14.4%나 감소한 4만8천113대에 머물렀다.
현대차 관계자는 "7월에는 전체적인 산업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신차 대기 수요 등의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노조가 강경 투쟁에 나서는 배경에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사측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사는 지난 5월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15차례에 걸쳐 교섭 테이블에 앉았으나, 임금 인상폭 등 주요 쟁점사항을 두고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사측은 기본급 8만9천원 인상, 성과금 350%+1천만원, 자사주 15주 지급을 골자로 한 제시안을 내놓았지만, 노조는 기본급 14만9천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과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고용 안정과 노동조건 보장, 정년 연장 등도 요구 사항이다.
이처럼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파업이 8월까지 장기화할 경우, 자칫 현대차의 하반기 신차 전략마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신형 아반떼와 투싼을 비롯해 제네시스 GV90, GV80 하이브리드 등 핵심 주력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지난 2분기 미국 관세 정책과 중동발 리스크 등이 겹치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이상 급감한 사측으로서는, 하반기 신차 라인업을 앞세운 실적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노사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경우, 업계 안팎에선 초기 물량 확보는 물론 전반적인 생산·출고 일정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선 교착 상태가 길어져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전면 파업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본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노조가) 전면 파업까지 확대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실제로 장기간 전면 파업에 들어가기보다는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압박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협상이 장기간 교착되고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전면 파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하반기 실적 측면에서도 파업이 장기화되면 생산·판매 물량 감소로 매출과 영업이익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면 해외 생산 확대나 대체 공급을 검토해야 하는 부담도 한층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이미 부분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보를 통한 상생보다는 끝까지 강대강으로 맞서 요구안을 얻어내려는 관행이 자리 잡고 있다"면서 "부분파업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전면파업까지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