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주요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며 온라인 장보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순히 배송 권역과 물량을 늘리는 것보다 상품의 신선도와 배송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은 새벽배송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으며 소비자 수요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일 혹은 익일 배송 경쟁을 넘어 이제는 새벽배송으로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라며 "앞선 경쟁과 마찬가지로 새벽배송도 어떤 업체가 어떤 서비스로 선점하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 점유율 등의 구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네이버 쇼핑·롯데마트·컬리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새벽배송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예고하며 당일배송부터 새벽배송까지 이르는 24시간 라스트마일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네이버는 오는 10월 멤버십 전용 반품센터를 통해 빠른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전용 새벽배송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N배송 멤버십은 무료 배송·반품 혜택 강화 이후 고객의 구매 빈도가 약 29% 증가하고 거래 비중도 70%를 넘어섰다. 네이버는 기존 배송 서비스 이용 고객을 기반으로 새벽배송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네이버는 자체적으로 대규모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방식보다는 기존 물류·유통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배송망을 확대하는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네이버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하는 시점부터 배송받는 과정까지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컬리는 새벽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서울시 강남구에 첫 상설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다. 상품을 쌓아두고 판매하는 슈퍼마켓이 아니라 컬리가 선별한 식품과 뷰티 상품을 직접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오프라인 경험을 온라인 구매로 연결하는 체험형 매장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컬리가 상시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은 2015년 회사를 설립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컬리가 새벽배송 역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서울·수도권의 온라인 장보기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거점을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강남권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온라인 소비 수요가 큰 지역인 만큼 오프라인 매장을 상품 체험과 브랜드 홍보뿐 아니라 향후 배송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롯데마트는 지난 7일 제타스마트센터 부산을 오픈하며 부산·영남권 지역 400만여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제타스마트센터는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협력해 건설한 물류센터로 24시간 콜드체인을 유지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한 1천여대의 봇(BOT)과 하이브(Hive) 시스템 등을 통해 상품의 보관부터 피킹, 포장, 출고까지 물류 과정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했다.
특히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는 배송 속도뿐 아니라 상품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롯데마트는 제타스마트센터를 통해 신선식품 배송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상품 입고부터 배송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냉장·냉동 상품의 취급 규모도 확대해 기존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와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제타스마트센터 부산을 시작으로 오는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전국 6개 지역에 오카도의 기술을 적용한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산·영남권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권역에서 온라인 장보기와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주요 유통업체들이 새벽배송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로 ▲온라인 장보기 수요 확대 ▲신선식품을 통한 차별화 ▲온라인 고객 접점과 물류 인프라 확보 등을 거론하고 있다.
먼저 온라인 장보기 시장 자체가 성장하면서 배송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다음 날 받는 것만으로도 편리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주문 이후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주요 경쟁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도 당일배송을 넘어 새벽배송까지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새벽배송은 소비자가 잠든 시간에 상품을 배송해 출근이나 외출 전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장보기와 결합하기 용이하다. 신선식품의 경우 아침 식사나 당일 조리에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주요 배송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신선식품을 새벽이나 아침에 받아보려는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라며 "이 시간대 발생하는 매출도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들도 많지만, 아예 신선식품을 새벽배송, 당일배송으로만 받는 고객들도 많아졌다"라며 "업계의 승부처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장보기 시장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상품 경쟁력을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점도 새벽배송 확대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공산품과 생활용품의 경우 상품 자체의 차별성이 크지 않아 배송 속도나 가격 경쟁만으로 소비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반면, 신선식품은 상품의 품질과 산지, 보관 상태 등에 따라 소비자 만족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자체 상품과 신선식품 소싱 역량을 배송 서비스와 결합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단순히 상품을 빠르게 전달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신선식품의 품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서비스"라며 "결국 유통업체가 보유한 상품 경쟁력과 물류 역량이 함께 작용해야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물류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새벽배송을 통해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던 소비자를 온라인으로 끌어들이고, 온라인 구매 빈도를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자체 물류센터나 배송망을 확보할 경우 향후 퀵커머스와 당일배송 등 다른 배송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들은 기존 오프라인 점포와 물류센터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배송 효율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를 상품 공급 거점으로 활용하면서도 대규모 물류센터를 통해 새벽배송과 광역 배송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지역 단위의 배송 수요와 광역권 배송 수요를 동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새벽배송 시장의 경쟁이 확대될수록 단순한 배송 권역 확대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주요 업체들이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배송 속도 자체보다는 상품 품질과 가격, 배송 정확도, 물류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물류업계 전문가는 "새벽배송 시장이 다시 확대되는 것은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일정 수준 이상 자리 잡은 데다 소비자들이 배송 속도와 편의성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신선식품은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구매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새벽배송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새벽배송은 단순히 배송 시간을 앞당기는 것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신선식품의 경우 상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배송하느냐가 서비스 만족도를 좌우하기 때문에 콜드체인과 물류 자동화 등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사업자들이 이미 상당한 규모의 고객과 물류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가 배송 시간만으로 시장을 뺏어오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자체 상품이나 가격 경쟁력, 지역별 상품 구성 등 각 업체만의 차별화 요소를 새벽배송과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유통업체들이 새벽배송을 확대하는 것은 온라인 장보기 고객의 구매 빈도를 높이고 자사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배송 서비스가 고도화되면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정기적으로 식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 있어 고객 락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새벽배송은 주문량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물류센터와 배송망 유지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특히 대규모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한 업체의 경우 초기 투자비뿐 아니라 가동률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수익성 확보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향후 시장에서는 전국 단위로 일괄적인 배송망을 확대하는 업체보다 지역별 수요를 고려해 물류 거점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업체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며 "새벽배송 시장의 성장 여부도 결국 배송 속도 자체보다는 상품 경쟁력과 물류 효율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