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투자자산의 가치 상승과 증권 본업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3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거뒀다. 스페이스X 평가이익이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지만 이를 제외한 세전이익도 전분기보다 두 배 이상 늘어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운용 부문의 이익 체력이 함께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스페이스X의 주가 변동이 분기 평가손익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9천5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9.4%, 전분기보다 90.2% 증가했다. 지배주주 순이익은 1조8천959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인 1조5천59억원을 25.9% 웃돌았다. 연결 세전이익은 2조5천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6.1% 늘었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순이익 1조원을 넘겼다. 이에 따라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9천72억원, 세전이익은 3조8천863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9.5%를 기록했다. 2분기 말 연결 자기자본은 16조2천억원이며, 이 가운데 지배주주 자기자본은 전년 동기보다 13.4% 증가한 16조원으로 나타났다.
2분기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요인은 스페이스X 투자자산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이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은 성과보수를 차감한 세전 기준 1조6천242억원으로 전체 세전이익의 약 64%를 차지했다. 스페이스X를 포함한 투자목적자산의 공정가치 평가이익은 총 1조6천407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평균 취득단가는 주당 34달러다. 스페이스X 주가가 1분기 말 105달러에서 2분기 말 약 171달러로 상승하면서 대규모 평가이익이 발생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스페이스X 관련 자산의 평가가치는 해외법인을 포함해 약 5조원대로 추산된다.
스페이스X 평가이익을 걷어낸 본업의 이익 창출력도 개선됐다. SK증권은 이를 제외한 2분기 연결 세전이익을 9천44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1분기 4천159억원보다 117.5% 증가한 규모다. 메리츠증권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73.8%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국내 증시 거래 활성화와 해외주식 투자 확대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36.2% 증가한 6천2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89.2% 늘어난 규모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은 4천453억원, 해외주식은 1천803억원으로 집계됐다.
WM 부문의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수익은 1천31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분기보다 16.4%, 전년 동기보다 73.1% 많은 규모다. 랩어카운트 수익 개선과 퇴직연금 적립금 확대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2분기 말 국내외 고객자산은 전분기보다 124조원 불어난 784조원, 연금자산은 80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운용 부문도 주식시장 강세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영업 등에 힘입어 성장했다. 별도 기준 운용손익은 8천369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06.6%, 전년 동기보다 75.7% 증가했다. SK증권은 스페이스X 영향을 받지 않는 별도 운용손익이 전분기보다 170.1%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2분기 해외법인의 세전이익은 6천91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50.4%, 전년 동기보다 474.1% 늘어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미국과 홍콩의 비중은 각각 37%, 35%를 기록했고 런던과 인도 등 다른 해외 거점도 이익에 기여했다.
하반기 실적의 최대 변수는 스페이스X의 주가 향방이다. 2분기 평가에 적용된 주가는 약 171달러였지만 지난 11일 거래가격은 130달러대로 내려왔다. 3분기 말까지 주가가 이 수준에 머물 경우 평가손실이 반영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다만 예상 손실 규모를 놓고는 증권사별 추정치가 크게 엇갈렸다. 대신증권은 스페이스X 주가가 132달러 수준에 머물 경우 3분기 평가손실이 약 3천620억원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현재 주가와 환율 등을 기준으로 약 8천억원, 키움증권은 약 1조원의 평가손실 가능성을 제시했다. 펀드별 보유 구조와 성과보수, 환율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추정 결과가 달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이스X 관련 손익 가운데 주가 변동이 당기순이익에 직접 반영되는 물량은 취득가액 기준 약 8천억원이다. 상장 과정에서 코너스톤 투자로 확보한 약 3천억원의 물량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FVOCI)으로 분류됐다. 이 물량에서 발생하는 평가손익은 당기순이익이 아닌 자본에 반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향후 의무보유 기간이 해제되는 물량에 대해서도 헤지 등을 통해 손익 변동성을 관리할 계획이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스페이스X 관련 불확실성과 하반기 증시 거래대금 둔화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낮췄다. SK증권은 목표주가를 5만1천원에서 4만2천원으로, 대신증권은 6만2천원에서 4만4천원으로 낮췄다. 교보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를 5만원으로, 키움증권은 6만5천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실적 추정치에 큰 변화가 없다며 목표주가 7만원을 유지했다.
투자의견은 6개 증권사 모두 ‘매수’를 제시했다. 스페이스X에 따른 단기 손익 변동은 부담이지만, 브로커리지와 WM·연금을 중심으로 경상적 수익 기반이 확대되고 해외사업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홍콩 글로벌 투자 플랫폼 'MAPS' 출시와 미국·일본 증권사 인수 추진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꼽혔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WM과 연금 사업을 중심으로 본업의 경쟁력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홍콩법인의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아우르는 통합 글로벌 투자 플랫폼 출시와 디지털X 출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에도 차별화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미래에셋증권의 기업가치는 스페이스X의 성장에 따른 투자 성과를 확보하는 동시에 본업과 해외사업의 이익 확대를 통해 투자자산 평가손익에 따른 변동성을 얼마나 보완할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투자자산 평가손익 규모는 아직 확정하기 어렵지만, 당분간 회복된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우호적인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해외법인 등 주요 사업의 실적이 고르게 개선되면서 전반적인 이익 창출 기반도 강화됐다”며 “국내외 고객자산도 올해 1분기 660조원에서 2분기 784조원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객자산과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투자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주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