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연매출 300억달러(약 42조5천억원)를 넘어선 글로벌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의 개발 경쟁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허 만료와 동시에 시장 진입 여부와 가격 경쟁력, 제형 차별화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키트루다는 미국 MSD가 개발한 면역항암제다. 암세포가 면역체계의 공격을 피하는 데 관여하는 PD-1 경로를 차단해 T세포의 항암 면역반응을 회복시키는 치료제다.
흑색종과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해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며 글로벌 대표 면역관문억제제로 자리 잡았다. 1세대 화학항암제의 심각한 부작용과 2세대 표적항암제의 내성 한계를 극복해 장기 생존율을 크게 끌어올린 혁신 신약으로 평가받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키트루다는 지난해 317억달러(약 46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키트루다의 물질 특허 만료 예상 시점은 한국과 미국이 2028년, 유럽은 2031년이다.
그동안 바이오 업계에서는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할 제품을 내놓기 위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연구개발(R&D)과 임상이 진행됐다. 국내 업체 가운데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내 품목 허가를 신청하며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SB27’의 국내 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SB27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 중인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후보물질이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6월 글로벌 임상 1상과 3상의 주요 결과를 공개하며 개발 경쟁에서 앞서 나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3상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 SB27의 객관적 반응률(ORR)이 동등했다고 설명했다.
1상에서도 약동학적 동등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상은 2024년부터 1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해 왔으며 올해 안에 전체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허가 신청은 임상 전체 종료를 기다리기보다 확보된 1차 평가변수를 토대로 규제 절차에 먼저 들어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식약처는 올해 바이오시밀러 허가 기간을 단계적으로 단축해 240일 수준의 신속 허가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실제 허가 시점도 국내 시장 선점 경쟁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CT-P51'을 앞세워 추격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미국 FDA로부터 CT-P51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이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와의 유효성 동등성을 확인하는 비교 임상을 진행했다.
관건은 특허 만료 이후 실제 시장 진입이 가능한 시점이다. 키트루다의 미국 물질특허는 2028년 만료가 예상된다. 유럽에서는 특허군에 따라 2028~2031년까지 독점권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은 임상과 허가 절차를 최대한 앞당겨 특허 만료와 동시에 출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오리지널 개발사 MSD의 대응도 변수다. MSD는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을 넘어 피하주사(SC) 제형으로 키트루다의 제품 수명 연장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지난 5월 '키트루다 피하주사'가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이 제품은 기존 정맥주사보다 투여 시간이 크게 짧아 환자와 의료진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한국MSD는 올해 4분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바이오시밀러 업체 입장에서 중요한 경쟁 요소다. 기존 IV 제형의 특허가 만료되더라도 의료기관과 환자가 투여 편의성이 높은 SC 제형으로 이동할 경우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침투 속도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대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울 수 있고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진입 후 빠른 처방 확대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경쟁은 단순히 ‘누가 먼저 허가받느냐’에 그치지 않는다"며 "임상 데이터를 통한 신뢰도 확보와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춘 출시, 가격 경쟁력, 유통·판매망과 IV에서 SC로 이어지는 제형 변화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가 시장 판도를 좌우할 핵심 요소다"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맹봉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