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메리츠증권이 홍콩에 첫 해외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선다. 아시아 금융 중심지인 홍콩에서 현지 투자 기회와 거래 기반을 확보하고, 본사의 투자은행(IB)·세일즈앤트레이딩(S&T)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홍콩법인 설립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홍콩 금융당국의 인가 일정에 따라 설립 시점이 내년 초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법인이 출범하면 메리츠증권이 해외에 세운 첫 번째 현지 법인이 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0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가운데 해외 점포를 보유하지 않은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이 유일했다.
메리츠증권은 그동안 국내 사업을 중심으로 IB와 트레이딩 역량을 키워왔다. 이번에는 홍콩에 직접 거점을 마련해 현지 금융회사 및 투자자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해외 투자 기회를 본사 사업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신설 법인은 홍콩 금융시장에서 채권과 대체투자 관련 사업 기회를 찾고, 현지에서 확보한 거래 수요를 본사 사업 부문과 연결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해외 투자 건을 국내로 연계해 IB의 사업 기반을 넓히는 한편, 다양한 금융상품과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S&T 부문의 운용·판매 역량도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메리츠증권이 첫 해외 거점으로 홍콩을 택한 데에는 글로벌 금융회사와 투자자가 밀집한 현지 시장의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콩은 아시아권 자금이 활발하게 오가는 데다 중화권 시장과의 연결성이 높아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사업의 전초기지로 활용해 왔다.
특히 홍콩에서는 최근 중국 관련 투자 수요뿐 아니라 기업공개(IPO), 채권, 대체투자, 디지털자산 등 다양한 사업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메리츠증권 역시 단순한 연락사무소가 아닌 현지 법인을 세워 직접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본사 수익 사업과 연계하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국내 증권사들의 홍콩 시장 공략 방식도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현지 법인을 통한 IB와 S&T 사업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중화권 투자자의 국내 주식 투자를 연결하거나, 디지털자산을 아우르는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사업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달 홍콩 푸투증권과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를 시작했다. 외국인 통합계좌를 이용하면 해외 투자자는 국내 증권사에 자신의 명의로 계좌를 별도로 만들지 않아도 거래 중인 현지 금융회사를 거쳐 국내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하나증권은 향후 홍콩 CITIC증권, 미국 웨드부시증권 등으로 협력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달 중국 광파증권의 홍콩 자회사인 광파홍콩과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홍콩 금융회사가 보유한 고객 기반과 국내 증권사의 거래 인프라를 연결해 중화권 투자자의 국내 증시 유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홍콩계 투자자의 국내 주식 거래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홍콩계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2천720억원을 순매수해 국적별 순매수 규모 1위를 기록했다. 월간 거래 규모는 지난 1월 2조1천억원에서 5월 7조3천억원으로 약 3.5배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홍콩을 글로벌 디지털 투자 플랫폼의 시험 무대로 삼았다. 지난 6월 홍콩에서 선보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MAPS'는 주식 등 전통 금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증권사들의 홍콩 진출 확대는 현지 자본시장의 회복과 맞물려 있다. 김지훈 KB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제도 정비와 중국 본토 기업의 상장·자금 조달 확대에 힘입어 홍콩이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금융회사 역시 홍콩과의 전략적 연계를 통해 글로벌 금융과 디지털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 청년일보=김주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