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의 이른바 '닥치고 공급' 기조 아래 용산공원 등 서울 도심 공공부지를 활용한 주택공급 확대에 속도가 붙으면서, 세 차례 매각이 무산돼 방치돼 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4천억원대 여의도 부지가 유력한 공급 카드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가용 부지 총동원 방침 속에서도, 장기간 표류했던 유휴 공공토지를 실질적인 주택공급으로 전환해낼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 실행력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준경 청와대 경제수석은 전날 TV조선에 출연해 용산공원 부지와 관련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님이 말한 것은 전체를 놓고 어떻게 할지 한번 생각해보자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며 "이 중 어느 부분은 공원이 될 수도 있고, 어느 부분은 임대주택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청년주택이라고 저희가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하 수석은 용산공원을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보다는 공공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이것을 민간에게 막 팔아서 나눠주는 식으로 가기는 어렵다"면서 "이건 공공의 자산이다, 이렇게 우리가 생각을 하는 것이고, 이것을 우리 젊은이들이 잘 이용해 거기서 결혼도 하시고 출산도 하실 수 있게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의 공공부지 활용 기조 속에서 여의도동 61-2 부지 역시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1-2에 있는 해당 부지는 8천264㎡ 규모의 LH 소유 토지로,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인근에 위치해 있다.
해당 부지가 주택공급 후보지로 부상한 시점은 지난 2020년이다. 당시 정부의 '8·4 대책'에 따라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한 공급 확대가 추진되면서 LH는 이곳에 일자리 연계형 공공임대주택 약 3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LH는 이후 주택 건설 대신 토지 매각으로 방향을 바꿨다.
LH는 2023년부터 세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성사되지 않았다. 2024년 10월에는 공급 예정 가격 4천24억5천680만원을 유지하면서 1순위에 5년 유이자 분할납부와 2년 거치 기간, 2순위에 5년 무이자 분할납부 조건까지 제시했다.
LH는 당시 납부 조건을 완화해 실수요자의 입찰 참여를 유도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고, 해당 부지는 현재까지 LH가 보유하고 있다.
현재 LH 내부에서는 해당 부지의 구체적인 개발 방식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향후 정부의 공급 정책 기조에 따라 최종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를 둘러싼 개발 여건도 과거와 달라졌다. LH는 2024년 매각 당시 서울시의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 추진을 주요 개발 기대 요인으로 제시했다.
이후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고 일대 재건축 사업도 본격화하면서 과거 300가구 공급 계획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현재의 도시계획과 주거·업무 수요를 반영한 개발 방식을 새롭게 검토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현재로서는 여의도 61-2 부지에 대한 구체적인 공급 물량이나 개발 방식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지난 13일 발표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도 해당 부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 역시 도심 유휴부지와 공공택지를 총동원해 공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지난 14일 라디오 방송 등에 출연해 '8·13 대책'과 관련해 "있는 땅, 없는 땅을 다 긁어모았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라며 "더 긁어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추가 부지 발굴 의지를 밝혔다. 이어 7만3천호 규모의 잔여 공공택지 입지를 이르면 9월 말부터 순차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용산 부지와 관련해서도 "용산공원은 100만 평대로 여의도 정도 규모"라며 "어린이정원 외에도 캠프킴과 대사관 숙소 등 반환된 부지가 있고, 청년과 미래세대를 위한 주택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서울시와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공공택지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로 대폭 줄이는 '원스톱 패키지'를 도입해 사업 속도를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폭넓게 쓰겠다는 취지로 봐야 하며, 이것만으로 주택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겠느냐는 식으로 비판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짚었다.
이어 "노후청사의 복합개발은 십수 년 전부터 이미 진행돼 온 익숙한 사안"이라며 "해외의 경우 정비사업 등으로 지역 인구가 늘어 폐교나 용도 변경했던 학교용지에 대한 수요가 다시 발생하는 사례도 있지만, 현시점에서 우리가 깊게 우려하며 검토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용산공원 이외에도 새로운 부지를 발굴하는 것과 함께 이미 확보한 공공토지를 실제 공급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의 실행력을 가늠할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