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주요 4대 시중은행의 글로벌 사업 성적표가 엇갈렸다.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 전체 순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은행별로는 증가와 감소가 뚜렷하게 갈렸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해외사업 순익이 크게 늘어난 반면 신한은행은 감소했고, 우리은행은 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국내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은행별 실적 차이가 두드러졌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총 4천674억1천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천652억1천300만원보다 0.47% 증가한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3천40억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 1천231억9천800만원, 하나은행 972억9천300만원 순이었다. 우리은행은 570억8천3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해외사업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11개 해외법인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72억9천3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48억8천500만원보다 116.76%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인 PT Bank KEB Hana의 상반기 순이익은 310억2천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69% 늘었다. 4대 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수수료와 매매평가익 등 비이자이익 증가가 전반적인 영업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KEB하나은행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상반기 368억5천800만원의 순손실에서 올해 상반기 316억7천600만원의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발생했던 외화자산평가손실 등 이례적 요인이 해소된 데다 이자이익과 매매평가익이 개선된 영향이다.
반면 독일과 브라질 법인은 부진했다. 독일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30억6천300만원 흑자에서 올해 71억6천만원 적자로, 브라질 KEB하나은행은 14억4천100만원 흑자에서 9억6천600만원 적자로 각각 적자 전환했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순이익도 29억3천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83.11% 급감했다. 하나은행은 일부 대출자산에 대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으며, 중국 역시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경기 둔화를 고려해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법인의 적자 폭 축소와 미얀마 법인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해외사업 순익을 크게 늘렸다.
KB국민은행의 5개 해외법인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천231억9천800만원으로 지난해 726억8천100만원보다 69.51% 증가했다.
특히 KB뱅크 인도네시아의 실적 개선 폭이 컸다.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538억3천만원에서 올해 29억4천500만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KB국민은행은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에도 비우호적인 시장환경으로 비이자이익이 부진하면서 충당금차감전영업이익(PPOP)은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량여신과 수신을 확대하는 한편 부실자산 감축을 통해 턴어라운드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미얀마 법인들도 나란히 개선됐다. KB미얀마은행의 순이익은 41억3천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4.37% 증가했고,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법인은 3억9천만원으로 290% 늘었다.
반면 Kookmin Bank (China) Ltd.의 상반기 순이익은 90억5천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1.70%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해외법인 순익 규모에서 4대 은행 가운데 선두를 유지했지만 증가세는 꺾였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3천40억8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4% 감소했다.
일본과 캄보디아, 북미·유럽 법인은 선전했다. SBJ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931억3천700만원으로 9.03% 증가했다.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이 이어진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확대와 예수금 조달 다변화 등으로 NIM 관리에 나서면서 이자이익이 3.6% 늘었다. 대출영업 확대에 따른 수수료수익 증가로 비이자이익도 31.3% 증가했다.
신한캄보디아은행의 순이익 역시 147억6천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1.92% 증가했다. 아메리카신한은행과 유럽신한은행도 각각 12.34%, 51.81%의 순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11억6천500만원으로 26.26% 감소했다. 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9.4% 증가했지만 마진 하락으로 이자이익이 정체됐다. 지난해 있었던 충당금 환입과 영업외 부실자산 매각이익 등 일회성 요인이 사라진 것도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의 순이익은 36억7천600만원으로 76.36% 급감했다. 중금리 플랫폼대출 부실 증가로 일부 상품의 신규 취급이 중단되면서 이자수익이 감소했고, 시장금리 영향으로 유가증권 매매익 실현도 제한됐다.
우리은행은 해외사업에서 가장 큰 폭의 실적 악화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당기순손실은 570억8천3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4억9천600만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상반기 순손실은 지난해 603억8천400만원에서 올해 1천425억4천900만원으로 확대됐다.
연금대출 보증기관의 건전성 저하와 잠재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약 1천380억원의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지 시장의 부실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지만 단기간에 해외사업 수익성을 크게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캄보디아 우리은행도 지난해 상반기 150억8천100만원 흑자에서 올해 37억1천600만원 적자로 전환했다.
반면 중국우리은행은 상반기 101억1천4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52억700만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브라질우리은행 역시 적자 규모가 48억3천100만원에서 25억4천100만원으로 축소됐다.
올해 상반기 4대 은행의 해외사업 실적은 현지 경기 상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양상을 보였다. 특히 같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하나은행은 순익을 늘렸고 KB국민은행은 적자 폭을 크게 줄인 반면 신한은행은 순익이 감소했고 우리은행은 대규모 충당금 부담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는 현지 금리와 경기 여건뿐 아니라 대출자산의 질, 비이자이익 확보, 충당금 관리 등 은행별 영업 및 리스크 관리 전략이 해외사업 수익성을 좌우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결국 현지 시장 환경은 대체로 동일하더라도 은행별 영업 전략과 리스크 관리 방식에 미세한 차이가 있었고, 이러한 차이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