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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발전 중요하지만 금융안정 희생 안돼"...예보·금감원 노조, 지방 이전 반발

예보 노조 “보호예금 3천322조원...금융안정 기능 고려해야”
2022년 이후 국내 출장 2만5천497건...서울 비중 70.8%
금감원 노조 “금융회사 밀착 감독 위해 현장 접근성 필수”
양대 노조 “균형발전 존중하지만 금융안정 희생하는 이전 안돼”

 

【 청년일보 】 예금보험공사와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금융 유관기관의 지방 이전 논의에 대해 공동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에는 공감하지만 금융시장과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업이 필요한 예금자 보호와 금융감독 기능까지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양 노조는 금융회사와 한국은행, 정부 등 주요 금융 인프라가 집중된 수도권에서 벗어날 경우 위기 대응과 현장 감독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며 이전 논의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이하 예보 노조)와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하 금감원 노조)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예금보험공사와 금융감독원의 지방 이전이 금융안정 기능에 미칠 영향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김영헌 예보 노조위원장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면서도 “금융안정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지, 이전에 따른 비용과 권리 침해가 불공정하게 전가되지 않는지, 지방 발전이라는 목표에 실질적으로 부합하는지부터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예보 노조는 금융안정의 핵심은 금융회사와 감독기관, 중앙은행, 정부 등 관계기관 간 신속한 연결과 협업이라고 주장했다. 금융회사 부실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부실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장과 유관기관이 밀집한 현장에 대한 접근성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예보 노조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말 기준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는 예금은 은행·생명보험·손해보험·금융투자·저축은행 등을 합쳐 3천322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은행 예금은 2천128조원이며, 전체 예금의 70% 이상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실제 업무 특성에서도 수도권 금융시장과의 밀접한 연계성이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2022년 이후 예보가 금융회사 검사·조사, 유관기관 협업, 보호상품 점검, 차등보험료율 산정 등을 목적으로 실시한 국내 출장 건수는 2만5천49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 출장 건수는 1만8천53건으로 전체의 70.8%를 차지했다.


예보 노조는 지방 이전에 따른 인력 이탈과 조직 경쟁력 저하 가능성도 지적했다. 특히 청년 직원들이 주거 이전과 가족과의 분리, 결혼·출산 계획 변경, 경력 단절 등의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며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의가 왜 매번 가장 힘없는 이들의 희생 위에서만 실현돼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해외 사례도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워싱턴DC, 일본 예금보험기구(DICJ)는 도쿄, 영국 금융서비스보상제도(FSCS)는 런던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들어 주요국에서도 예금보험 관련 핵심 기능이 금융시장 중심지와 연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하 금감원 노조)도 금융감독원의 지방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 노조는 금융감독원의 역할이 금융사고 발생 이후 수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금융회사 내부통제의 취약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금융시장 변화에 맞춰 규제를 정비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노조는 금융회사에 대한 밀착 감독과 신속한 시장 대응을 위해 금융감독원이 금융시장 현장에 가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회사와 감독당국 간 물리적·업무적 거리가 벌어질 경우 금융산업 경쟁력과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다.

 

 

김상우 금융감독원 노동조합 위원장은 “조선소가 넓은 바다 곁에 있어야 하고 공항이 하늘길이 열린 곳에 있어야 하듯 모든 국가 핵심 인프라는 그 기능이 잘 작동할 수 있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며 “금융회사를 밀착해 감독해야 하는 금융감독원의 입지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결론 내릴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금감원 노조는 국가균형발전의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전 추진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간 충분한 대화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목표에만 매몰돼 금융산업의 경쟁력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본질적인 기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양 노조는 금융안정과 금융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예보 노조는 "금융안정의 심장, 예금보험공사 이전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고, 금감원 노조 역시 금융감독원의 지방 이전 논의에 대해 타협이나 양보 없이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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