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노원·도봉·강북 등 외곽 중저가 지역이 대출 규제와 전세난 속에 과거 전고점 턱밑까지 올라선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서울시가 제안한 대규모 유휴부지 공급 방안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10억원 이하 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 매수세가 집중되자 당국은 탄천물재생센터와 용산공원 등 유휴부지를 활용한 중장기 공급 해법 마련에 착수했다.
31일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이전 최고가를 밑도는 곳은 은평·도봉·금천·강북·노원 등 5개 구에 그쳤다. 이들 지역은 지난 2021~2022년 전세난 당시 갭투자와 패닉바잉이 몰리며 도봉구 114.1, 강북구 108.8, 노원구 107.5 등의 고점을 기록한 뒤 조정을 겪었으나, 최근 다시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대표적 중하위권 지역인 중랑구의 경우 최근 가파른 오름세 속에 지수 103.3을 기록해 2022년 초 고점(102.9)을 이미 넘어섰다.
중저가 밀집 지역의 강세는 강화된 대출 규제 환경에서 비롯됐다. '10·15 대책'에 따라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한도가 2억~4억원으로 축소된 반면, 10억원 이하 매물이 다수를 차지하는 중하위권 지역은 대출을 활용한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7월 기준 거래 회전율에서도 은평구(0.72)와 중랑구(0.65), 강북구(0.47), 노원구(0.43) 등이 서울 상위권을 휩쓸며 실수요 쏠림을 증명했다. 신혼부부 보금자리론 소득 요건 완화와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 상향(3.0%) 등 정부의 금융 지원책도 매수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서울 외곽과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시장 불안을 잠재울 도심 주택 공급 부지 확보에 본격 돌입했다. 국토부는 서울시가 제안한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부지(약 39만3천㎡)의 주택 공급 타당성 검토에 착수했다.
서울시는 해당 시설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복합 개발을 통해 최소 1만가구에서 최대 1만3천가구 규모의 청년·주거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국토부는 가동 중인 하수처리시설의 이전 부지 확보와 신규 시설 건립에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실질적인 조기 착공 가능 시점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27일 라디오 방송에서 "탄천물재생센터도 이전 부지와 장소 선정이 더 어렵다고 오 시장에게 말씀드렸다"며 현실적 난관을 언급했다. 국토부 내에서도 조기 주택 공급 가능 여부를 핵심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단순한 공급 규모를 넘어 실질적인 부지 활용 시점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10년 뒤 주거지 공급에 대한 것을 전제로 탄천물재생센터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장기 공급 대안으로서의 가치를 강조했다.
국토부는 탄천 부지 검토와 별개로 기존 용산공원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한 청년·신혼부부 주택 공급 방안도 지속 추진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 규제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중저가 아파트로 무주택 실수요가 쏠리고 있다"며 "도심 내 대규모 부지 공급이 가시화되면 실수요자들의 매수 불안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겠지만, 착공과 분양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공급 체감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