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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가입자 5명 중 1명, AI 고노출 직종 종사…변호사·법률사무원·변리사 순

지난해 AI 고노출군 291만6천명…전체 가입자의 19.1%
AI 도입 기업 28.6% 그쳐…"청년 숙련 기회 감소 막아야"

 

【 청년일보 】 인공지능(AI) 기술의 노동시장 영향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고용보험 가입자 5명 중 1명가량이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변호사와 법률 관련 사무원, 변리사 등 전문직의 AI 노출도가 높았다. 다만 AI 노출도가 높다는 사실이 곧바로 일자리 대체를 의미하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31일 한국고용정보원이 AI 기술 확산이 일자리와 업무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발간한 '고용이슈' 2026년 여름호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1천527만5천명 가운데 19.1%인 291만6천명이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변호사의 AI 노출도가 가장 높았으며 법률 관련 사무원, 변리사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한국직업정보(KNOW)와 고용행정 데이터베이스(DB)를 연계해 415개 직업의 AI 노출도를 산출하고, 이를 고용보험 행정통계와 사업체조사, 패널조사 등과 결합해 노동시장 변화를 분석했다.

 

AI 노출도는 AI 응용 분야와 특정 직업의 업무가 얼마나 연관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연구진은 노출도가 높더라도 해당 직업이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직업별로는 변호사의 AI 노출도가 가장 높았다. 이어 법률 관련 사무원, 변리사, 생명과학 시험원, 회계사 순으로 나타났다.

 

직업 관련 상담사가 6위, 산업안전 및 산업위험 관리 기술자가 7위, 해외 영업원이 8위를 기록했다. 고위 공무원 및 정당·특수단체 임원과 세무사는 각각 9위와 10위에 올랐다.

 

기자 및 언론 관련 전문가는 12위였으며 데이터 분석가는 14위, 판사 및 검사는 19위로 집계됐다.

 

반대로 AI 노출도가 가장 낮은 직업은 도금 및 금속 분무기 조작원이었다. 미장공, 떡 제조원, 정육 가공원 및 도축원, 일차전지 및 이차전지 제조 기계 조작원 등도 AI와의 연관성이 낮은 직업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1천527만5천명을 AI 노출 수준별로 분류한 결과에서는 291만6천명, 전체의 19.1%가 AI 고노출군에 해당했다.

 

다만 AI 활용이 확대된 이후 고용보험 취득자 감소가 AI 노출 수준에 따라 뚜렷하게 갈리는 양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이 고노출군·중노출군·저노출군·비노출군으로 구분해 2023년 이후 변화를 분석한 결과 모든 집단에서 고용보험 신규 취득자가 감소했다.

 

연구진은 특히 신규 취득자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청년 인구 감소와 경제활동참가율 하락 등 노동 공급 측면의 요인을 꼽았다.

 

생성형 AI가 청년 고용에 미친 영향도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클로드(Claude) 사용 데이터에서 확인한 AI 노출도를 지역별고용조사와 연계한 결과, 챗GPT 출시 전후로 전체 취업자 수에서는 큰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30세 미만 청년층에서는 상대적으로 차이가 컸다. 2022년 고용지수를 100으로 설정했을 때 지난해 고노출군의 고용지수는 86.6으로 저노출군의 92.5보다 5.9포인트 낮았다.

 

그러나 고노출군의 고용 감소가 챗GPT 출시 이전부터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를 생성형 AI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청년 인구 감소 등 구조적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기업 현장에서도 AI가 고용을 직접 줄이는 단계까지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진이 2천297개 사업체를 조사한 결과 AI 도입률은 28.6%로 집계됐다. AI를 도입한 사업체 가운데 75.6%는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AI 활용 방식은 인력 감축보다는 반복 업무를 줄이고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됐다. AI를 도입한 사업체일수록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는 높았지만 고용 확대가 뒤따르지 않는 '성장-고용 디커플링' 현상도 확인됐다.

 

산업별 격차도 뚜렷했다. 정보통신업의 AI 도입률이 가장 높았고 금융업, 연구개발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등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산업에서도 AI 도입이 활발했다. 반면 운수업과 건설업, 일부 전통 제조업의 도입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AI가 실제 업무 역량에 미치는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IT개발직, 시각·디지털 디자인, 일반사무직 등 재직자 305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AI 활용에 따른 역량 향상 체감도가 5점 만점에 평균 2.97점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효율성이 3.40점으로 가장 높았고 문제해결역량 3.15점, 생산성 3.14점이 뒤를 이었다. 창의성은 2.79점, 협업 역량은 2.30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조직 차원의 대응은 개인의 AI 활용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직자가 개인적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사례는 늘고 있지만 이를 인사·보상 체계에 반영하는 조직 차원의 제도 정비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특히 반복적이고 기초적인 업무가 AI로 자동화될 경우 신입·저연차 직원이 해당 업무를 수행하며 경험과 숙련도를 쌓는 '숙련 사다리'가 약화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에 청년층이 실무 경험과 숙련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AI 온보딩형 실무훈련'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청년층의 AI 활용 인식은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청년패널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청년은 미활용 청년보다 업무 내용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단순 업무에 대한 만족도보다 자기발전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만족도에서 차이가 더욱 뚜렷했다.

 

권우현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궁극적 영향은 기술 자체의 속성보다 사회적·정책적 선택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산업·직업·직무별로 AI와 노동의 상호작용을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를 단순히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잠재력을 확장하는 파트너로 활용한다면 고용안정과 생산성 향상의 상생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간 중심의 AI 노동시장 발전전략을 정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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