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화갤러리아가 서울 신사동 초고가 주택 부지 잔금을 치르는 오는 14일부터 1년간 2천100억원 대출의 원리금 부족분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시행사가 본PF 전환에 실패해 공매로 넘긴 땅을 사실상 같은 구조로 다시 떠안으면서, 일각에서는 명품관 재건축을 앞둔 회사의 재무 부담 확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달 설립한 자회사 하이엔드도산피에프브이(PFV)에 강남구 신사동 633-3번지 부지(매입가 2천367억원)의 매수인 지위를 넘겼다. 거래상대는 하나자산신탁으로 취득 목적은 부동산 개발 부지 확보다. PFV는 이달 14일 잔금 2천130억3천만원을 지급하고 소유권을 취득할 예정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달 26일 PFV에 550억원을 연 4.6%로 대여했다. PFV가 대주단에서 빌리는 2천100억원에 대해서는 PFV의 대출 원리금 지급기일 도래 시 대주단에 상환할 재원이 부족한 경우, 한화갤러리아가 해당 부족 금액을 자금보충금으로 대주단에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을 이달 중 체결할 예정이다.
대여와 자금보충을 합친 2천650억원은 지난해 말 자기자본 8천246억원의 32.13%에 해당하며 부지 매입가를 웃도는 규모다. 자금보충약정의 공시 명칭은 타인에 대한 채무보증이지만 실체는 부족분 보충 약정으로, 자금보충약정 의무기간은 자금보충약정 체결일로부터 대출금 상환 완료시까지다. 대출 기간은 올해 9월 14일부터 내년 9월 13일까지 1년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부지는 과거 초고가 주거시설 '더피크 도산' 개발이 추진되다 기존 시행사가 브릿지론을 본PF로 전환하지 못해 사업이 좌초된 뒤 공매로 나온 곳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내년 9월까지 본PF 전환 등 차환을 완료해야 하지만, 이 시점은 2027년부터 순차 철거에 들어가 2033년까지 약 9천억원이 투입되는 명품관 재건축 착공 시기와 맞물린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번 부지 매입과 관련해 7월 8일 계약금 236억7천만원을 먼저 납부하고 닷새 뒤인 13일 이사회에서 매입을 의결했다. 매입가 적정성 외부평가도 9~13일 닷새 만에 완료했다.
당초 자기자금과 금융기관 차입이던 조달 방식은 지난달 21일 정정공시에서 잔금은 PFV가 직접 조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잔금 지급일도 기존 11일에서 14일로 미뤄졌다. 신설 PFV는 재무 정보가 없고 이사회는 사외이사 없이 감사만 참석했으며, 대표는 명품관 재건축 사업을 맡고 있는 한화갤러리아 미등기임원이 겸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말 한화갤러리아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71억원인 반면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2천286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말 1천530억원과 비교해 49.4% 증가한 수치다.
시장에서는 한화갤러리아가 올 하반기 대규모 부동산 취득 자금 유출에 이어 향후 9천억원 규모의 명품관 재건축까지 앞두고 있어 중장기 차입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윤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2026년 내 순화빌딩(사옥활용 목적) 및 하이엔드도산 부지(개발사업 진행목적) 매입대금 전액(각각 2천135억원, 2천367억원)을 모두 납부할 예정으로 차입금이 급격하게 증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현금흐름을 상회하는 투자 계획으로 재무부담은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또한 하이엔드도산 사업 진행에 따라 추가적인 투자부담 및 사업리스크 확대가능성이 내재해 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신용평가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가 투자 부담에 따른 부진한 현금흐름에도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영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한화갤러리아의 향후 투자 계획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재무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다만, 파이브가이즈(Five Guys) 매각 절차 완료 및 대금 입금 시 일정 수준 재무부담 완화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명품관 토지 등을 활용한 우수한 재무적융통성, 계열의 지원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회사는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재윤 선임연구원은 "H스퀘어를 비롯한 다수의 부동산 취득, 백화점 유지보수성 투자, 자회사 지분 출자·취득 등 영업현금 창출 규모를 상회하는 투자집행으로 부진한 현금흐름을 보였다"라며 "이에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23년말 3천328억원에서 2026년 6월말 5천108억원으로 확대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 인적분할 시점부터의 충분한 자기자본, 백화점 영업자산 중심의 견조한 자산가치 등에 힘입어 2026년 6월말 연결기준 부채비율 140.5%, 차입금의존도 28.2%, EBITDA/금융비용 3.7배, 순차입금/EBITDA 4.3배를 기록하는 등 절대적인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강필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