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미국이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 의지를 거듭 확인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여건 조성과 함께 남북대화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북미 간 대화 재개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한반도 평화 논의의 당사자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백악관 당국자는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묻는 연합뉴스 질의에 "미국의 대북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전제조건 없이 김정은과 대화하는 데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당시 김 위원장과 한반도 안정을 위한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개최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만 백악관은 북한의 비핵화가 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달 19일 김 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목표가 북한 비핵화인지 묻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피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과 함께 미국이 향후 북미협상에서 비핵화 문제를 후순위로 둘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백악관과 다소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여전히 목표로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의지를 강조하는 가운데 국무부는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백악관은 지난 5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이 북미대화뿐 아니라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일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미주지역 회의 평화공존 정책 대화 행사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으로 한반도 정세에 변화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생겼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미 간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를 위한 건설적 논의의 여건을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며 한반도 정세 변화 과정에서 한국의 주체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대화의 시계는 7년째 멈춰 있다. 벽은 높아졌고 길이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걸어가야 한다"며 "우리가 앞서 걸으면 길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가까워야 할 남과 북이 여전히 교류가 끊겨 있고, 함께 나아가는 데 쓸 힘을 서로 맞서고 대결하는 데 낭비하고 있다"며 "반드시 바꿔야 할 참혹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정전 상태를 넘어 구조적인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정치 변화나 국제정세 부침에 따른 긴장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립과 대결을 전제로 한 정전 체제를 협력과 번영을 기반으로 한 평화 체제로 반드시 바꿔가야 한다"며 "안정적이고 책임 있는 평화 공존을 위해 평화를 구조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평화공존 3대 청사진'을 다시 언급했다. 3대 청사진은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 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 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 공존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 평화는 우리들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동북아의 안전과 세계 평화로 연결되는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막중한 과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전시작전권 환수를 통해 그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반도 평화의 주역이자 당사자는 바로 우리"라며 "우리 스스로 판단해 움직일 때 우리 말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 여건 조성에 그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까지 병행하며 한반도 평화 논의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