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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부결 97% '임대인 고의 미입증'…구제 문턱 여전

고의성 입증 한계로 부결 속출…4호 요건 97% 차지
이의신청 3건 중 1건 인용…법정 처리 준수율 8%대 추락

 

【 청년일보 】 정부의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심사에서 탈락한 사례 10건 가운데 9건 이상이 임대인의 보증금 미반환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부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구제를 받기 위한 입증 문턱이 지나치게 높은 데다, 부결 후 이의신청을 거쳐 구제받는 비율이 35%를 웃돌고 있어 초기 심사의 실효성과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국토부가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이관받아 처리를 완료한 전세사기 피해 신청 6만7천618건 가운데 23.0%인 1만5천567건이 피해자 요건 미충족으로 부결됐다.

 

탈락 사유의 대다수는 임대인의 사기 의도를 증명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단일 부결 사유 기준으로는 '임대인의 보증금 미반환 의도 미충족'이 1만656건으로 전체 부결 건수의 68.5%를 차지했다.

 

현행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은 임대인이 수사를 받거나 세입자를 속이는 등 고의로 보증금 반환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의도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피해자로 인정(피해자 요건 4호)한다.

 

다른 사유와 4호가 얽힌 복합 탈락 사례까지 합치면 4호 관련 부결은 총 1만5천110건으로 전체 부결의 97.1%에 달했다.

 

김미애 의원은 "부결 사례 대부분에 4호 요건이 포함된 만큼 구체적 판단 기준과 피해자가 제출해야 하는 입증 자료의 범위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 심사에서 탈락한 뒤 구제받는 비율도 적지 않았다. 올 7월까지 처리된 이의신청 7천693건 가운데 35.6%에 해당하는 2천737건은 재심의를 거쳐 피해자로 인정됐다. 부결 결정을 받은 신청인 3명 중 1명 이상 꼴로 초기 판단이 번복된 셈이다.

 

반면 권리 구제의 적시성은 크게 후퇴했다. 이의신청 법정 처리 기한인 20일을 준수한 비율은 법 시행 초기인 2023년 6∼12월 79.0%에 달했으나 점차 하락해 올해 1∼7월에는 8.7%까지 급락했다.

 

국토부는 이의신청 처리 지연에 대해 "기존 자료와 추가 자료를 비교·검토하는 등 조사 난도가 높은 상황에서 조사 건이 누적됐으며 신청인의 자료 보완, 관계기관 회신,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최대한 피해자를 구제하고자 검토하는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의신청 3건 중 1건 이상이 인용되고 올해 법정 처리 기한 준수율이 8.7%까지 떨어진 만큼 최초 심사의 충실성과 재심의 처리 역량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법상 전세사기 피해자로 최종 인정될 경우 피해 주택 경매 시 우선매수권 부여를 비롯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임대주택 활용 주거 지원, 저리 대환대출 등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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