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위원장 등 관계자 6명이 삼성전자 임직원 10만여 명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이른바 ‘노조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조회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4일 연합뉴스와 경찰에 따르면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과 노조 간부 A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이들과 별도로 사내 전산망에 비정상 접속해 동료들의 노조 가입 여부를 단순 조회한 직원 4명도 같은 혐의로 함께 송치했다.
이들은 노조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되며 쟁의 국면이 본격화된 올해 3월을 전후해 사내 시스템에서 무단 추출한 임직원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노조 가입 여부를 분류한 명단을 만든 혐의를 받는다. 사내 시스템 관련 업무를 수행하던 A씨는 직무 권한 등을 부정하게 활용해 10만 명이 넘는 임직원 명단 파일을 빼낸 뒤 노조에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0일 사내 공지를 통해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 방에서 수십명 이상의 부서명, 성명, 사번, 조합가입 여부 등이 기재된 명단 자료가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성명불상자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어 같은 달 16일에는 "사내 업무 사이트에서 약 1시간 동안 2만여회 접속해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사실이 이상 트래픽 감지 시스템을 통해 탐지됐다"라며 A씨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제출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사측 진술 확보와 함께 세 차례에 걸친 압수수색 등 5개월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최 위원장이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파업에 불참하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자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정황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송치된 초기업노조 소속 직원 4명은 호기심 차원의 단순 조회로 이를 명단으로 작성하거나 유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 결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6명을 송치했다는 것 외에 특정 인물의 송치 여부를 확인해 줄 수는 없다"라며 "사내 시스템을 통한 개인정보 대량 수집 사건(2명)과 사내 시스템 이상 접속 사건(4명)은 서로 연관성이 없는 사건"이라고 전했다.
최 위원장 측은 "쟁의 과정에서 직원 명단을 전달받아 업무 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며, 이에 대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협상 타결 이후인 지난 5월 27일 사측이 처벌불원서를 제출했고, 노사가 보안 통제 하에 조합원 수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기로 합의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내 노노(勞勞) 갈등 역시 증폭되고 있다.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중심의 삼성전자 노조 동행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10만여 명의 명단이 만들어졌다면 상당수는 우리 조합원"이라며 "누가 어느 노조에 가입했는지가 담긴 목록이 작성됐다면 그 자체로 구성원의 단결권이 침해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를 향해 ▲수집된 개인정보 항목과 인원 규모 ▲명단 작성 목적 및 실제 활용 내역 ▲자료 보관 여부와 파기 계획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사측을 향해서도 "회사는 이 사건에서 고소인이자 동시에 관리 책임자"라며 "어떤 경로로 그 규모의 개인정보가 반출됐는지, 접근 권한과 감시 체계에 어떤 공백이 있었는지, 그리고 피해 임직원에게 개별 통지를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 청년일보=강필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