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가 카카오의 인적분할 추진에 대한 반대 행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카카오지회는 인적분할의 필요성과 기대효과, 고용안정 및 주주가치 보호 방안 등에 대한 회사의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며 노동자와 주주를 대상으로 한 충분한 정보 공개와 협의를 요구했다.
카카오지회는 우선 현재 추진 중인 카카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소규모합병을 대상으로 조합원과 소액주주들의 반대 의사표시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향후 회사의 설명 및 협의 과정에 따라 소액주주들과 연대해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와 포트폴리오 관리를 맡는 카카오X와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서비스를 담당하는 카카오AI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계획이다.
그러나 카카오지회는 사업구조와 추진 일정이 제시된 것과 달리 인적분할을 지금 추진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기존 사업구조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무엇인지, 분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과 위험을 누가 부담하게 되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고용승계 넘어 인력배치·노동조건 보장 요구
특히 인적분할에 따른 노동자들의 고용 및 노동조건 변화 가능성을 주요 문제로 제기했다.
카카오지회는 단순한 고용승계 원칙만으로는 노동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분할 이후 각 법인에 어떤 기준으로 인력이 배치되는지와 함께 임금·평가·복지·근속기간 등의 처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향후 조직개편 과정에서 유사·중복 기능을 조정하거나 인력 재배치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용안정 대책을 사전에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회사가 현재 밝힌 고용 및 근로조건 유지 방침 역시 구체적인 서면 보장과 노동조합과의 실질적인 협의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할 이후 카카오X가 자회사 투자와 매각, 투자자산 유동화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향후 사업재편 과정에서 계열사 매각이나 사업 양도, 지배권 변경 등이 발생할 경우 해당 계열사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카카오지회는 사업 양도와 매각 등 주요 경영 변화가 발생할 경우 고용승계와 노동조건 보호를 원칙으로 하고, 관련 사안에 대해 노동조합과 사전에 협의할 수 있는 장치를 분할 이전에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분할 이후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도 제기
소액주주에 대한 정보 공개 역시 카카오지회가 요구하는 핵심 사항이다.
인적분할 과정에서 기존 주주에게 분할회사 주식을 비례해 배정하더라도 분할 이후 추가 상장이나 증자, 관계회사 간 거래 및 사업재편 등에 따라 주주가치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카카오지회는 이에 따라 분할가치 산정의 근거와 분할 이후 각 법인의 사업 방향, 후속 사업재편 가능성 등을 주주들이 판단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카카오지회는 기업의 분할이나 합병이라는 경영 판단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이 노동자의 고용과 노동조건, 주주의 권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회사가 일방적으로 절차를 진행하기보다 이해관계자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 소규모합병 반대 의사표시부터 행동 돌입
카카오지회는 현재 추진 중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의 소규모합병에 대한 반대 의사표시 참여를 첫 대응으로 제시했다.
카카오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흡수합병하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으며, 합병기일은 2027년 1월 1일로 예정돼 있다. 존속회사는 인적분할 이후 카카오엑스(가칭)다. 회사는 해당 합병에 대한 주주총회 승인을 이사회 승인으로 갈음하는 방식으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반대 의사표시 대상은 2026년 9월 7일 기준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이며,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보유한 실질주주는 거래 증권사를 통해 반대 의사를 제출할 수 있다.
공고상 발행주식총수의 20%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정해진 기간 내 반대 의사를 통지하면 회사는 주주총회 승인을 이사회 승인으로 갈음하는 소규모합병 방식으로 진행할 수 없다.
카카오지회는 조합원들에게 보유 주식에 대한 반대 의사표시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소액주주들의 동참도 요청하고 있다. 이번 반대 의사표시가 인적분할 자체에 대한 반대 절차와는 별개지만,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노동자와 주주의 의견을 회사에 전달하기 위한 첫 행동이라는 설명이다.
카카오지회는 앞으로 ▲인적분할 필요성과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고용 및 노동조건에 대한 서면 보장 ▲법인별 인력배치 기준과 이의제기 절차 공개 ▲조직개편·사업양도·매각 과정에서 노동조합과의 사전협의 ▲분할가치 및 후속 거래 관련 정보 공개 등을 회사에 요구할 계획이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노동조합은 회사의 경영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며 "중요한 것은 회사의 결정 과정에서 노동자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고 주주 역시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왜 지금 분할이 필요한지, 노동자의 고용과 소액주주의 가치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부터 답해야 한다"며 "우선 당면한 소규모합병 반대 의사표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회사의 설명과 협의 과정을 지켜보며 필요하다면 소액주주들과의 연대와 공동대응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