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이 애경산업 인수를 마무리한 지 약 반년이 지났다. 애경산업은 올해 2분기 해외 사업 성장에 힘입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태광산업은 지난 7월 애경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한 뒤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하며 화장품·생활용품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을 넘어 미주·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보폭을 넓혀 온 화장품과 생활용품이 태광그룹 편입 효과와 맞물려 애경산업 수출 실적의 쌍두마차 역할을 수행했다. 청년일보는 편입 반년을 맞은 애경산업의 지배구조 변화와 글로벌 영토 확장 성과, 성장 로드맵을 3회에 걸쳐 진단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上) 올 상반기 매출 '사상 최대'...애경산업, K-뷰티시장 확장 '본격시동'
(中) 유통구조 재편에 현지화 전략까지…'토탈 뷰티'로 재무장, 해외시장 "출격"
(下) 글로벌 고객 품에 안긴 생활용품...월마트에 진열 된 '케라시스'
【 청년일보 】 애경산업이 해외시장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2분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태광산업은 지난 7월 애경산업의 주요 영업·재무 활동을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며 경영권을 본격화했다. 태광산업이 애경산업과 화장품 전문 자회사 SIL을 중심으로 K뷰티 사업 확대에 나선 가운데 애경산업도 이사회와 사업 조직을 재편하고 화장품 매출 비중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해외 매출 36% 증가…애경산업, 2분기 사상 최대 매출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경산업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천5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증가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이 1천9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42%로 1년 전보다 7%포인트 상승했다.
상반기 외형 성장은 해외 사업이 이끌었다. 국내 매출은 2천164억원으로 2.4% 감소했지만 중국 매출은 797억원으로 23.7% 증가했다. 중국 외 해외 매출은 568억원으로 57.0%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해외 매출은 1천36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7%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31.2%에서 38.7%로 7.5%포인트 높아졌다.
사업 부문별로는 2분기 화장품 매출이 753억원으로 20.5%, 생활용품 매출이 1천152억원으로 9.6%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중국 사업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17.8% 감소했던 화장품 매출은 올해 2분기 증가세로 전환했다.
생활용품 부문에서는 헤어·바디케어 제품의 해외 판매가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상반기 생활용품 수출액은 53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출액 826억원의 64.2%에 해당한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국가별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과 마케팅이 다른 만큼 시장에 맞춘 전략으로 접점을 넓히고 있다"며 "주요 글로벌 유통채널 진입과 신규 시장 발굴을 이어가 글로벌 사업의 성장 기반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애경산업 품은 태광산업…K뷰티 '투트랙' 가동
태광산업은 애경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면서 연결 대상에 편입했다. 태광산업은 공동 투자자인 뷰티라이프원과 지난 7월 1일 합의서를 체결하고 애경산업의 주요 영업·재무 활동을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뷰티라이프원은 티투프라이빗에쿼티와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펀드의 투자목적회사다.
태광산업과 뷰티라이프원의 애경산업 지분율은 각각 31.56%로 같다. 다만 태광산업이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면서 회계상 애경산업은 관계기업에서 종속회사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태광산업은 올해 3분기부터 애경산업의 실적을 연결재무제표에 반영한다.
애경산업 인수는 태광산업이 추진하는 신사업 투자 계획의 일부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7월 화장품·에너지·부동산 개발 관련 기업의 인수와 설립에 약 1조5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시했다. 이후 지난 3월 26일 약 2천221억원 규모의 애경산업 지분 인수를 마무리했고, 같은 달 31일에는 동성제약 신주 인수를 완료했다. 앞서 1월에는 100% 자회사인 화장품 전문법인 '실(SIL)'의 출범을 알렸다.
태광산업은 애경산업과 SIL을 중심으로 화장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애경산업이 보유한 제조·유통 기반과 해외시장 경험을 활용하는 한편 SIL을 통해 신규 브랜드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SIL은 올해 상반기 특허 성분을 적용한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사핀(SAFIN)'을 선보였다. 태광산업은 지난 6월 SIL에 30억원을 추가로 출자해 누적 출자액을 60억원으로 늘렸다.
동성제약과의 연구개발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지난 7월 태광산업이 지분을 보유한 동성제약과 함께 중국 푸단대 장강연구원과 피부과학·뷰티 연구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세 기관은 피부·두피·모발 분야 공동연구와 신규 원료·제형 개발, 중국 및 글로벌 인허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생산시설과 합작법인 설립 가능성도 검토한다. 태광그룹 계열 데이터홈쇼핑인 쇼핑엔티와의 유통채널 협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태광산업의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유동비율은 572.0%, 부채비율은 13.4%로 집계됐다. 지난 6월 이사회에서 승인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는 2030년까지 매출 5조원과 자기자본이익률(ROE) 8%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실행 방안으로는 고수익 기존 사업 확대와 신규 사업 진출을 내세웠다.
유태호 당시 태광산업 대표는 지난해 9월 주주서한을 통해 애경산업 인수를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닌 K뷰티 사업 진출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올해 3월 신사업 총괄 대표이사에 선임된 정인철 대표는 애경산업 기타비상무이사를 겸하고 있다.
◆ 이사회·사업조직 재편…화장품 매출 비중 50% 목표
애경산업은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이사회와 사업 조직도 재편했다. 지난 3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독립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사내이사는 김상준 대표이사와 안정태·박진우 상무보가 맡았다. 독립이사에는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와 송창준 한양대 회계학부 교수, 윤여선 카이스트 경영대학장이 새로 선임됐다. 정인철 태광산업 대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했다. 채동석 사내이사 등 기존 이사 5명은 임기 만료 또는 사임으로 물러났다.
사명은 유지했다. 태광산업은 인수 완료를 앞두고 애경산업의 사명을 변경하거나 태광그룹 이니셜을 추가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브랜드 연속성과 시장 신뢰도를 고려해 기존 상호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조직은 메이크업·스킨케어·헤어케어·데일리케어 등 4개 사업부 체제로 재편했다. 화장품과 헤어케어 사업 확대에 맞춰 관련 분야 경력자도 영입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신설된 스킨케어사업부 총괄에는 아모레퍼시픽과 한국시세이도, 메이크업포에버, M.A.C 등에서 근무한 이지혜 상무보가 선임됐다. 헤어케어사업부 총괄은 고세코리아와 르네휘테르, 클라랑스코리아 등에서 마케팅을 담당한 전현정 상무보가 맡았다.
마케팅부문 총괄에는 CJ올리브영 옴니채널팀장과 토니모리 디지털사업본부장을 지낸 고영제 상무보가 합류했다. 지난 6월 12일에는 스킨케어 자회사 원씽을 흡수합병해 브랜드 운영을 본사로 통합했다.
애경산업은 2028년까지 화장품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토탈 뷰티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상반기 화장품 비중은 36%로 지난해 연간(33%)보다 3%포인트 높아졌다.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이사는 "2028년까지 화장품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해 '글로벌 토탈 뷰티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향후 3년을 목표 달성의 중요한 시기로 보고,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 확대와 메가 브랜드 육성,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 확보를 통해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강필수/권하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