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고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카드업계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과 달리 예금 등 수신 기반이 없는 카드사는 여전채를 비롯한 시장성 조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 상승이 조달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이자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4.025%를 기록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연 2.935%와 비교하면 1.090%포인트(109bp)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달 14일 연 3.796%에서 한 달 만에 0.229%포인트(22.9bp) 오르는 등 최근 들어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여전채 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 금리 지표인 금융채Ⅱ(금융기관채·무보증·AA+·3년물)의 5개 민간 채권평가사 평균금리는 지난 14일 기준 연 4.565%로 집계됐다. 국고채 3년물과 비교하면 0.540%포인트(54bp) 높은 수준이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의 재정 확대 가능성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채권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고채 금리는 여전채를 비롯한 회사채 금리를 형성하는 기준점 역할을 한다. 카드사가 발행하는 여전채 금리는 통상 동일 만기의 국고채 금리에 발행사의 신용위험과 시장 수급 등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여전채 발행금리도 함께 상승할 가능성이 큰 구조다.
국고채와 여전채 간 금리 차이인 신용스프레드도 카드사의 조달 부담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다. 신용스프레드는 카드사의 신용등급과 채권 만기, 발행 당시의 시장 수급 등에 따라 달라진다. 국고채 금리 상승기에 투자심리 위축으로 신용스프레드까지 확대되면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발행금리는 더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
카드사는 예금 등 저원가성 수신 기반이 없어 여전채와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통해 영업자금을 마련한다. 시장금리 상승이 지속되면 신규 채권의 발행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기존 채권을 다시 발행해 갚는 차환 과정에서도 부담이 커진다.
특히 저금리 시기에 발행한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면 카드사는 이를 이전보다 높은 금리로 차환해야 한다. 조달비용이 증가하는 만큼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금융자산의 운용수익이 늘어나지 않으면 이자마진이 줄고 수익성도 낮아질 수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시장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조달금리가 상승하면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문제가 가장 먼저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은 카드사의 채권 만기 구조에 따라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카드사마다 장·단기채 비중과 발행 시점이 다른 만큼 기존 조달자금의 비용이 한꺼번에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높은 금리로 발행한 채권의 비중이 커질수록 평균 조달금리는 점차 상승하게 된다.
이 관계자는 “회사별 조달구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시장금리 변화가 조달금리와 상품금리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3~4개월가량의 시차가 있다”며 “금리의 절대적인 수준뿐 아니라 상승 속도도 중요하다. 금리가 완만하게 오르면 대응할 시간이 있지만 급격하게 상승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달비용 증가분을 카드대출 금리에 모두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도 수익성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이용 수요가 위축될 수 있는 데다, 금리 부담이 커진 고객의 상환 여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가 수익성과 건전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조달비용 상승분을 금융상품 가격에 그대로 전가하기는 쉽지 않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과거 낮은 금리로 조달한 채권을 현재의 높은 금리로 차환하면 이자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국고채 금리뿐 아니라 카드사별 신용등급과 채권 만기, 시장 수급에 따라 실제 조달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여전채 발행 및 차환 비용 증가가 카드업계의 핵심 부담으로 꼽힌다.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하면 건전성 부담까지 뒤따를 수 있다. 가계와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차주의 상환 여력이 약화하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카드사의 대손비용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채권금리 상승과 대손비용 증가가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대손비용은 실제 연체율과 금융자산 규모, 차주의 상환능력 등에 따라 결정된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단기적으로 여전채 발행금리와 차환 물량을 관리하는 한편, 고금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상승했다고 해서 곧바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지는 구조는 아니다”며 “조달비용은 채권금리와 차환 여건을, 건전성은 고객의 연체와 금융자산 흐름을 중심으로 각각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주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