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에 수출물가 3.7% 급락…3년 8개월 만에 최대 낙폭

국제유가 15.6% 올랐지만 원·달러 환율은 6.1% 하락
교역조건은 역대 최고 개선…수출물량 10개월째 증가

 

【 청년일보 】 지난달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출물가지수가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수출물량 증가와 수출가격 상승에 힘입어 교역조건은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에 따르면, 8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83.23으로 전월(190.32)보다 3.7% 하락했다.

 

월간 하락 폭으로는 2022년 12월(-6.1%) 이후 가장 컸다. 수출물가지수는 올해 5월까지 11개월 연속 상승한 뒤 6월 0.1% 하락했으며, 7월에는 0.9%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품목별로는 공산품 수출물가가 전월보다 3.7% 내렸다.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은 0.3% 올랐지만, 환율 하락으로 화학제품(-5.3%),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1%), 운송장비(-5.4%)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이 하락했다.

 

농림수산품 수출물가도 전월보다 2.0% 떨어졌다.

 

수출물가 하락의 주요 배경에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 자리했다. 8월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8.75달러로 7월(76.75달러)보다 15.6%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천497.4원에서 1천406.3원으로 6.1% 하락했다.

 

계약통화를 기준으로 보면 수출물가는 오히려 전월보다 2.2% 상승했다. 환율 변동을 제외하면 수출제품 가격 자체는 오른 셈이다.

 

이흥후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8월 반도체 수출 가격은 원화 기준으로는 하락했지만, 환율을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이 하락하면 반도체 부문 기업 이익이 원화 환산 시 줄어드는 등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이익이 축소될 수도 있지만, 경제 전반으로 봤을 때는 수입업체와 소비자는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수입물가지수 역시 하락했다. 8월 수입물가지수는 156.31로 전월(160.14)보다 2.4% 내렸다. 지난 6월 4.2% 하락한 이후 석 달 연속 내림세다. 8월 하락 폭은 7월(-1.0%)보다 확대됐다.

 

품목별로는 중간재 수입물가가 4.0% 하락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3.6% 상승했지만 화학제품(-6.1%)과 1차 금속제품(-4.2%)을 중심으로 하락 폭이 컸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4.2%, 4.4% 떨어졌다.

 

원재료는 원유 등 광산품 가격이 2.1% 오르면서 전월보다 1.5% 상승했다.

 

다만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6% 상승했다. 지난 5월 25.4%까지 치솟은 뒤 상승 폭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이 팀장은 "국제유가 상승 폭이 크게 확대돼 9월에도 수입물가가 전년 동월과 비교했을 때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무역지수에서는 수출과 수입 물량 모두 증가세를 이어갔다. 8월 수출물량지수는 153.48로 1년 전보다 25.9% 상승하며 10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화학제품 등의 수출물량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수출금액지수는 1년 전보다 75.8% 상승했다. 수입물량지수도 126.61로 전년 동월 대비 12.0% 올랐으며,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수입금액지수는 23.1% 상승했다.

 

교역조건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8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19.9로 전년 동월 대비 27.1% 상승했다. 이는 1988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수 수준도 2007년 4월(120.65) 이후 19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39.6% 상승한 반면 수입가격은 9.9%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교역조건 개선 폭이 커졌다.

 

수출물량 증가까지 반영한 소득교역조건지수도 184.02로 전년 동월 대비 60.0% 급등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와 함께 역대 최대 상승률이다.

 

이 팀장은 "전반적인 우리 경제 대외 구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와 소득교역조건지수의 상승률이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라며 "교역조건이 개선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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