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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 공포에 韓 '트리플 약세'...휘청인 금융시장

 

【 청년일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3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13일 주식과 채권, 원화가 일제히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1.25% 하락했고, 환율은 4.6원 상승했으며,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중 고점을 찍었다.

 

◆美 소비자물가지수 급등...국내도 급격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급등으로 국내에서도 급격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4.2%, 전월보다 0.8% 각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폭이고, 전월 대비로도 2009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다.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물가 상승률이 숫자로 확인되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긴축으로 돌아설지 모른다는 우려가 불거졌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이 0.8%로 크게 높아져 전년 대비 물가 상승의 배경을 기저효과만으로 돌리기 어렵게 되었다"며 "근원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이는 유가, 식료품 등이 아닌 광범위한 물가 상승 압력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주거비 상승 폭 확대와 관련한 언론 보도 증가를 고려하면 5월 이후에도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가 4% 넘게 뛴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내에서도 다시 급격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이 석유·원자재 등의 일시적 공급 부족과 '기저효과(비교 대상 수준이 낮은 데 따른 착시현상)'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경기 회복과 함께 수요 측면에서 억눌렸던 '펜트업(지연·보복) 소비'까지 더해지면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8%로 전망했고, 지난달 현대경제연구원은 작년 11월(1.2%)보다 0.5%포인트 높은 1.7%를 내놨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물가가 1.6%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여름에 일시적으로 2%를 웃돌 수 있지만, 하반기 들어 안정될 것이라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씨티,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JP모건, HSBC, 노무라, UBS 등 세계 주요 투자은행(IB) 9곳의 올해 한국 물가 상승률 전망치 평균은 1.6%다. 유일하게 JP모건만 가장 높은 2.0%를 제시했다.

 

◆코스피 하락, 환율 상승, 채권금리 상승

 

코스피는 13일 전날보다 39.55포인트(1.25%) 하락한 3,122.11에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5.33포인트(1.59%) 내린 951.77에 종료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1.83%까지 급락해 3.103.88까지 밀리며 3,100선도 위협받았다.

 

앞서 이틀간 4조7천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이날 또 1조4천337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이 1조4천383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68억원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국내 증시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지목한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신고가 랠리가 기대됐던 와중에 인플레이션 우려라는 유탄에 맞았다"며 "경기 회복과 함께 물가는 향후 지속해서 거론될 주제"라고 진단했다.

 

다만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될 수 있다"며 "최근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도 실질 금리는 하락했고 낮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이익 모멘텀은 국내 증시 하방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많은 시장 참여자가 연준의 조기 정책 정상화와 유동성 장세 조기 종료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그 가운데 주요국 지수 레벨이 고점 부근에 있는 만큼 이익 실현 욕구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 순매도 강도가 역대 최고 수준이었고 국내 증시 급락세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부 선반영한 점을 고려하면 오늘 지수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도 상승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6원 오른 달러당 1,129.3원에 거래를 끝내며 지난달 1일 이후 처음 1,130원대에 육박했다.

 

채권가격도 대부분 약세(채권금리 상승)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1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156%에 장을 마쳤다. 금리 상승 우려로 종가 기준 올해 고점이었던 지난 3월 15일 2.152%를 넘어섰다.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2.1bp와 1.7bp 상승했다. 3년물은 0.2bp 올랐고 2년물은 0.3bp 하락했다.

 

다만, 국내 금융시장은 장 초반과 달리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3,100선도 위협받았지만, 장중 한때 상승 반전하기도 하는 등 낙폭을 줄였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가 미국 금리를 좇아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였으나 국고채 금리는 상승세가 지속됐다"며 "소상공인 손실보상 소급적용, 재난지원금 등 재정지출 확대 경계감과 5월 역대 최대 규모의 국고 30년 입찰에 대한 경계감 등 수급 요인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 충격에 금리 상승 기대감 상승…보험·은행주 강세

 

미국 물가 급등으로 금리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보험·은행 등 금융주가 13일 강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생명[088350]은 전날보다 9.77% 뛰어오른 4천215원에 거래를 마쳤다.

 

동양생명(+7.02%), 롯데손해보험(+6.60%), 한화손해보험(+5.78%), 미래에셋생명(+4.71%), 삼성생명(+2.62%), 삼성화재(+1.65%) 등 다른 보험사들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또 기업은행(+3.90%), 하나금융지주(+2.52%), 신한지주(+1.59%), KB금융(+0.68%) 등 은행과 금융지주들도 올랐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은행(3.90%)과 보험(3.38%) 업종지수가 강세를 보였다.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물가 상승률이 숫자로 확인되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긴축으로 돌아설지 모른다는 우려가 불거지면서 시중 금리도 상승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1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156%에 마감, 종가 기준 올해 고점이었던 지난 3월 15일의 2.152%를 넘어섰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도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아 보인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려고 노력하지만 시장은 이제 인플레이션을 기정사실로 하며 긴축에 대비하기 시작했다"고 관측했다.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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