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일본 아틀라스의 대표작 '여신전생' 시리즈는 일본을 대표하는 RPG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사람과 악마가 공존하는 세계를 배경으로 삼은 여신전생 시리즈는 독특한 분위기와 재미로 코어 팬층을 확보했다. 덕분에 1987년 첫 작품이 등장한 이래 34년이 지난 지금까지 관련 작품이 계속 이어오고 있다.
오는 8월 25일 세가퍼블리싱코리아가 국내에 정식 출시하는 '소울 해커즈 2' 역시 여신전생 시리즈의 파생작 중 하나다. 1995년 '진 여신전생'이란 메인 시리즈의 스핀오프 작품으로 '진 여신전생 데빌 서머너'가 출시됐으며, 여기에서 또다시 파생된 작품으로 '데빌 서머너 소울 해커즈'가 1997년 발매됐다. 소울 해커즈 2는 25년 만에 등장한 데빌 서머너 소울 해커즈의 정식 후속작이다.
넓은 시점에서 세계의 파멸을 그린 진 여신전생 시리즈와 달리 '데빌 서머너'나 '소울 해커즈'는 상대적으로 좁은 시점에서 사회나 사람 자체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소울 해커즈는 인간과 오컬트에 '테크놀로지 요소'를 가미해 기존 작품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소울 해커즈 2의 개발을 맡은 아틀라스의 이시다 에이지 디렉터는 "전작이 발매된 25년 전은 일본에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한 시기로 네트워크 사회가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가 화두였다. 지금은 테크놀로지가 인간 사회에 당연하다는 듯 녹아든 세상이 됐다"며 "지금 시점에서 테크놀로지의 진화를 위협적인 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소울 해커즈 2에서는 인간이 아닌 테크놀로지를 초월해 탄생한 존재를 주인공으로 삼고, 그 주인공이 인간 세계에 와서 인간을 관찰하는 세계를 만들었다"며 게임을 소개했다.
![아틀라스의 히라타 미츠루 디렉터(왼쪽)와 이시다 에이지 디렉터. [사진=세가퍼블리싱코리아]](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20312/art_16478466584906_205678.jpg)
◆ 초월한 존재가 바라보는 인간 세계의 모습 그려… 서머너의 드라마 서사에도 집중
이번 작품은 근미래인 21세기 중반을 배경으로 삼았다. 세계를 지켜보는 초상의 존재 'Aion'은 세계의 멸망을 감지하고 이를 막기 위해 요원 '링고'와 '피그'를 창조·파견한다.
링고와 피그는 테크놀로지를 초월한 존재지만, 인격이 부여되어 있어 겉으로만 봐서는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링고와 피그는 서로 대조적으로, 링고는 달관한 성격이지만 피그는 감정이입이 심한 모습을 보인다. 스토리를 진행하는 가운데 둘의 의견이 갈리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플레이어가 캐릭터에 몰입하도록 위한 장치라고 이시다 디렉터는 설명했다.
이시다 디렉터는 "링고와 피그의 의견이 갈리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다. AI가 창조했지만 둘은 동일한 인격을 갖고 있지 않아 스토리 부분에서 다양성이 생겼다"며 "진 여신전생 시리즈에서 보기 힘든 여자 주인공이란 점도 특징 중 하나다. 덕분에 기존 게임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넣어 이것저것 대담하게 바꿔봤다. 플레이어분들이 신선한 기분으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소울 해커즈 2에서는 초국가기관 '야타가라스'와 데빌 서머너 조직 '팬텀 소사이어티', 두 조직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뤘다. 이전 작품에서는 이미 데빌 서머너가 된 사람들이 임무를 위해 싸우는 모습을 그렸지만, 이로 인해 그들이 데빌 서머너가 된 경위나 어떤 신념으로 싸우는지에 대해서는 플레이어가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시다 디렉터는 "둘 중 하나가 악이고 타도되어야 할 존재라는 식의 전개도 재미있지만 이는 지금 시대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서머너의 삶과 동료들의 드라마를 그리는 것이야말로 단순한 속편이 아닌 새로운 '소울 해커즈'를 만드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틀라스의 히라타 미츠루 디렉터 역시 "기존 시리즈에 매력적인 적 서머너가 많이 등장했으나, 단순히 그들을 쓰러뜨려야 하는 대상에서 벗어나 그들을 파헤쳐 나가면 무언가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다"며 "이번에는 적대 관계인 조직의 인물과 조직이라는 틀을 넘어 협력하고 함께 싸우는 전개도 넣었다. 캐릭터 하나하나의 배경을 심도 있게 그린 것이 소울 해커즈 2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소울 해커즈 2'의 주인공 '링고(왼쪽에서 두 번째부터)'와 '피그'. [이미지=세가퍼블리싱코리아]](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20312/art_16478466551265_dea60e.jpg)
◆ 디자인·사운드·시스템 등 새로운 도전 통해 '소울 해커즈 2' 만의 매력 발산
25년 만에 출시되는 신작인 만큼 아틀라스는 소울 해커즈 2에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특히 캐릭터 디자인과 사운드에서 새로운 시도가 이뤄졌다는 것이 아틀라스 측의 설명이다.
이시다 디렉터는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미와 시로 씨에게는 전작의 이미지를 의식하지 말고 그만의 이미지로 재구축해달라고 요청했다. 전작은 당시 개발 스태프들이 생각한 아이디어와 당시 영향받은 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므로 25년이나 지난 지금 흉내 내는 것은 영혼 없는 작업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링고와 피그도 그러한 작업물 중 하나다. 메인 캐릭터가 젊은 여성이고 심지어 반짝반짝 빛난다(웃음)"며 "개인적으로 겉모습이 특징적인 서머너는 오리지널리티가 드러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전작의 시대에 비해 가정용 게임기의 성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됐으므로 미와 씨가 그린 캐릭터 일러스트의 분위기가 잘 표현됐다. 악마들도 미와 씨의 분위기에 맞춰 다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히라타 디렉터는 "사운드를 담당한 MONACA 씨는 프로 집단이므로 변동 폭이 큰 다양한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소울 해커즈 2는 사람 냄새 나는 인간관계에 초첨을 맞춘 스토리, 테크놀로지라는 최첨단과 악마라는 세계관이 그려진 게임이므로 각각의 상황에 적절하고 정확히 맞춰 작곡해주실 분이 필요했다"며 "제작 시에는 세계관과 시나리오, 캐릭터를 보여드려서 이미지를 잡고 완성된 곡을 들으며 조금씩 조정했다"고 소개했다.
![데빌 서머너의 무기이자 악마 소환 단말기 'COMP'. [이미지=세가퍼블리싱코리아]](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20312/art_16478467778642_599380.jpg)
이번 작품에서 강조하는 '인간 드라마' 부분을 게임 시스템에 녹여내기 위한 고민도 이어졌다. 이로 인해 데빌 서머너가 악마를 소환하는 'COMP' 기능이나 배틀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었으며, 새로운 요소도 다수 추가했다.
히라타 디렉터는 "'악마를 다양한 일에 사용하는 단말기'라는 COMP의 특징에 주목해 장비할 뿐만 아니라 무기로도 사용하는 등 COMP 자체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게 했다"며 "악마를 대량으로 소환하는 시스템 '사바트'를 비롯해 악마가 단독으로 활약하는 상황을 많이 만들었다. 시리즈의 팬이라면 좋아할 만한 움직임을 넣어 연출했으니 많이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25년 만에 정식 후속작인 만큼 소울 해커즈 본연의 재미를 살림과 동시에 다양한 도전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고 강조한 이시다 디렉터와 히라타 디렉터. 두 사람은 전작을 즐기지 않았어도 충분히 재밌는 게임이라며 소울 해커즈 2에 국내 팬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을 부탁했다.
이시다·히라타 디렉터는 "시리즈로서 많은 것을 축적해온 타이틀이지만 전작을 플레이한 경험이 없어도 즐기시도록 제작했다. 신작이라는 생각으로 선입관 없이 플레이해 주시길 바란다"며 "링고라는 캐릭터와 비주얼, 악마가 등장하는 세계관에 흥미가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즐겁게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