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 펀드 부실 사전 인지"...피해자 연대 "伊 헬스케어펀드는 명백한 금융사기"

등록 2021.09.30 15:05:46 수정 2021.09.30 15:05:59
이나라 기자 nrlee@youthdaily.co.kr

피해자 연대·시민단체, 금융범죄수사대에서 고발인 조사전 기자회견
"하나은행 비롯 자산운용사와 TRS 증권사들도 펀드 부실 미리 인지"

 

【 청년일보 】 1천500억원 규모의 상환 연기 및 조기상환 실패 사태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와 관련해 시민단체와 피해자 연대가 "투자손실이 아닌 명백한 금융사기 사건"이라며 경찰의 강력한 수사를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피해자연대, 전국사모펀드사기피해공대위는 30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앞에서 고발인 조사전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펀드를 판매한 하나은행 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사와 총수익스와프(TRS) 증권사들도 이미 펀드 부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이들에 대한 압수수색 촉구"한다고 밝혔다.

 

양수광 피해자연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판매사들은 최소 5∼6%의 확정적 수익이 날 수 있다는 취지로 투자자들을 기망했으나 TRS 증권사들이 원래의 담보유지비율 30%를 100%로 상향해 증거금을 유지한 것을 볼 때 이미 관계사들은 위험성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는 2017∼2019년 이탈리아 병원들이 현지 지방정부에 청구할 진료비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 상품이다. 피해자연대에 따르면 해당 펀드는 국내에서만 약 1천528억원 어치가 판매됐다.

 

아울러 2019년 말부터 상환 연기나 조기상환 실패가 발생했으며,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액만 1천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대표는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에 대해 "이 펀드의 실체는 사실 의료기관들이 청구를 포기한 채권들을 쓸어 모은 채권"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양 대표는 이번 펀드의 판매사인 하나은행에 대해서도 "'이같은 사기극'이 일어난 것에 대해 1금융권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했다"고 분개했다.

 

그는 "하나은행은 해당 펀드를 판매 당시 무조건 '13개월 내에 조기상환'이 가능하다고 상품을 소개했다"며 "사실상 불가능한 '5% 확정금리 보장'을 앞세워 고객을 기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판매사가 자금 대부분을 만기가 짧고 회수가 확실한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였으나 사실은 만기가 매우 길고 회수가 불투명한 매출채권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조기 상환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은 "많은 사모펀드 피해자들은 피해를 보상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권력이 이를 외면한다면 피해자들은 갈 곳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나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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