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전국사무금융노조 산하 대신증권 지부(지부장 오병화)가 현 경영진이 전대 회장의 주주 환원 정책인 ‘삼분법’ 중 대표성을 상징하는 우리사주신탁제도(이하 ESOP)에 자사주를 출연하지 않고 있다면서 사측에 우리사주 지급을 정식으로 요구하고 나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노조가 우리사주 지급을 공식 요구하고 나선 이유는 현 우리사주조합장이 과거 보궐선거에서 우리사주 지급을 가장 큰 선거공약으로 약속해 당선됐으나, 임기가 석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아서다.
이에 대신증권 노조는 임시 이사회에서 우리사주 지급안을 논의할 것과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ESOP를 매년 정기적으로 제도화할 것을 공식 요구하고 나서 향후 노사간 충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사주조합이란, 회사가 종업원에게 자사주식을 취득, 보유하게 하는 증권거래법상 제도인 '우리사주제도'를 위한 단체다. 우리사주제도는 회사의 종업원 단체인 '우리사주조합'이 자기회사의 주식을 취득·보유하게 해 회사의 경영 및 이익분배에 참여시킴으로써 종업원의 재산 형성을 촉진시키는 한편 종업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만든 제도다.
2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사무금융노조 산하 대신증권지부(이하 노조)는 지난달 말 우리사주조합 임시 이사회에서 우리사주 무상 지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노조는 사측이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ESOP에 우리사주를 출연하지 않는 것을 두고 “왜 삼분법을 지키지 않는가”라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대신파인낸셜그룹사 50년사 중 삼분법 관련 내용[사진=대신파이낸셜그룹 홈페이지]](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21146/art_16689391289037_50da57.png)
'삼분법'은 회사 이익을 주주나 회사뿐 아니라 직원·고객도 공유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창업주인 고(故) 양재봉 명예회장의 지론을 고(故) 양회문 전 대신증권 회장이 제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남현 대신증권지부 정책국장은 "(故)양회문 회장님께서 이익을 갖다가 3분에서 나눈다는 취지로 삼분법을 만들고 그 취지의 일환으로 직원들한테 ESOP 우리사주를 지급했으나, 지난 2014년 이후 7년간 ESOP에 우리사주를 출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사주 지급은 창업주와 선대 회장의 유지이자 약속인 ‘삼분법’에 의거한다"면서 "현 경영진이 창업주와 선대회장의 유산을 이어받아 대신증권을 계승한다면 마땅히 지켜야만 하는 원칙"이라며 "삼분법에 따라 우리사주 지급을 제도화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조는 현 우리사주조합장이 과거 실시한 보궐선거에서 우리사주 지급안을 가장 큰 선거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음에도 현재 임기가 석달도 채 남지 않았으나, 우리사주 지급에 대한 해결 의지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한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사주조합장이 스스로 우리사주 지급 문제를 매듭짓기를 인내하며 기다렸으나, 문제 논의를 위한 이사회 소집도 안하고 있어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면서 "그러나 되돌아온 회신의 안건은 '퇴직자의 우리사주 회수주식과 배당금'에 대한 안건만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사주조합장의 임기가 앞으로 석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퇴직자의 우리사주 회수 주식을 재배정하는 의안만을 논의하자는 것은, 직원들에게 우리사주 지급을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면서 "사측에 추가 의안으로 우리사주 지급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논의할 것을 요구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즉 대신증권 노조는 전대 회장의 주주 환원 정책의 대표격인 ESOP를 둘러싸고 사측이 기존 원칙인 ‘삼분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사측에 항의, 노사간 갈등을 빚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대 회장이 내세운 원칙이자 약속이라면 당연히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 맞고, 설사 준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일련의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무시한 채 약속을 어겼다면 직원들의 신뢰를 져 버리는 행위이자, 노사간 갈등만 야기하는 빌미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