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 정기 주총 시즌 '개막'···주주가치 제고·미래 먹거리 강화 '핵심'

등록 2023.03.15 08:00:00 수정 2023.03.15 08:00:03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삼성전자, 제54기 정기 주총 개최···한종희 부회장 재선임 안건 상정
이재용 등기이사 복귀 안건 포함 안돼···일각 "사법리스크 여파 풀이"
현대차, 이사회서 배당절차 개선안 상정···이사회 정원 13명으로 확대
LG전자, 주총 신사업 확대 방침···기간통신사업 및 화장품 판매업 추가
SK하이닉스, 女 사외이사 확대···종전 1명→2명으로 늘리는 안건 논의
신동빈 회장, 롯데칠성 사내이사 복귀 '주목'···롯데 "책임경영 강화 차원"

 

【청년일보】 지난해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수요둔화 등 악재들이 겹치고 '시계제로' 상황에 빠진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정기 주주총회(이하 주총)를 본격 개막한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이달 중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롯데그룹 등 국내 굴지 기업들은 주주가치 제고 및 미래 먹거리 사업 확대 등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 논의할 예정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4기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이번 주총을 통해 ▲재무제표 승인 ▲한종희 사내이사 재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등을 상정한다.

 

그동안 주총 최대 관심사로 꼽혔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책임 경영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도 아직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미등기 임원 상태에서 회장직을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9년에도 삼성전자는 사법 리스크를 고려해 사내이사를 연임하지 않은 바 있다.

 

이 회장은 매주 목요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혐의 재판, 매 3주 한 번 금요일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등기이사는 이사회에 참석해 경영에 관한 의사 결정을 내리고 법적 책임을 진다.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반도체 실적 악화 우려가 나오면서 재계에선 감산을 비롯한 위기 상황 극복 전략과 대응방안 등을 주주들에게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3일 양재사옥에서 열리는 이번 주총에 배당 절차 개선안을 내놨다. 현대차는 '매 결산기말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 또는 질권자에게 배당을 지급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정관 내용을 '이사회 결의로 배당을 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기준일을 정할 수 있고 기준일은 2주 전 공고해야 한다'로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키로 했다.

 

또한 주주환원 강화를 위해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중 발생 주식수의 1%에 해당하는 주식을 소각했고, 이번 주총에서 기말 배당금을 전년 대비 50% 올린 6천원으로 책정하는 안건을 승인 받기로 했다.

 

아울러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정원을 11명에서 13명으로 확대하고 사내이사, 사외이사를 각각 1명씩 추가 선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사내이사는 5명에서 6명으로, 사외이사는 6명에서 7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대차는 장승화 서울대 법학전문대 교수와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장승화 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국제 통상 전문가로, 국제중재법원(ICC) 중재인, WTO 상소기구 위원 등 관련 분야의 다양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윤희 교수는 법무 전문가로 중앙노동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활동 등 노사관계 관련 풍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오는 27일엔 LG전자의 정기 주총이 예정돼 있으며 신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5G 기술을 활용해 특정 기업과 장소에 연결성을 제공하는 무선 사설망인 프라이빗 5G 사업인 '기간통신사업'과 '화장품 판매업'이 추가된다.

 

화장품 판매업은 LG전자 뷰티기기 브랜드인 '프라엘'과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이다. 뷰티·의료기기와 결합해 쓸 수 있는 화장품을 온·오프라인에서 함께 판매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밖에 이사회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대기 중이다. 미래 먹거리로 전장 사업을 점찍은 LG전자는 스마트 모빌리티 전문가인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 IT연구센터장(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을 사외이사로 추천하기로 했다. 

 

서 교수는 2000∼2006년 서울대 정보보안센터장, 2013∼2014년 미국 스탠퍼드대 자동차연구센터(CARS) 방문교수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업계에선 서 교수를 영입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한다.

 

SK하이닉스는 29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내 수펙스홀에서 열리는 정기 주총을 통해 여성 사외이사를 종전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는 안건을 논의한다. 

 

김정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하고,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주총을 통과하게 될 경우 사외이사진은 총 7명으로 늘어나고, 이 중 여성 이사수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난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기타비상무이사로 박성하 SK스퀘어 사장을 신규 선임하는 안도 함께 상정한다.

 

롯데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22일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앞서 2017년 신 회장은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2019년 재선임됐으나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2019년 12월 사임했다. 당시 롯데쇼핑·호텔롯데·롯데건설 이사직에서도 사임했다. 이는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계열사 임원 겸직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그룹 계열사 중 롯데지주와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캐논코리아, 에프알엘코리아 사내 이사직만 유지해왔다. 그러다 지난달 유니클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 등기이사에게서 물러나면서 이번에 롯데칠성음료 등기이사로 복귀한 것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책임경영 강화와 글로벌 투자, M&A(인수·합병), 사업확장 등에 대해 신속한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롯데칠성음료 주총에서 신 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롯데칠성, 캐논코리아 등 5개 계열사에 등기이사를 맡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재계 안팎에서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를 주문하고 있는 만큼 ESG 경영 차원에서 여성 사외이사 영입을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오늘날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및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점증된 만큼 각 기업들이 주주들을 대상으로 돌파구를 내놓을 지에 대해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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